삼성 내년 경영전략 조기 수립…"20조 M&A 계획 주목"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삼성전자 (79,700원 ▼2,500 -3.04%)가 내년도 경영전략을 한달 이상 앞당겨 세운다. 3년 동안 180조원 투자, 4만명 고용을 골자로 한 큰 틀의 경영구상을 내놓은 만큼 내년 전략 수립을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12일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도 경영계획을 이달 안에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내부 논의 중이다. 예년의 경우 9~10월에야 본격적으로 준비했던 새해 경영계획을 1개월 이상 빨리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통상 경영계획안에는 투자·고용 방안과 주력 제품, 지역별 마케팅 전략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구상을 포함해 차세대 중장기 계획이 포함된다. 사업부문별로 마련한 경영계획안은 12월 열리는 글로벌전략회의에서 논의해 확정, 내년 경영에 반영한다.

내년도 경영계획엔 이달 초 발표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고용·상생 종합계획이 대거 반영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하는 뉴삼성의 큰 그림이 드러난 만큼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르는 범위에서 세부 계획이 세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3년 동안 18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투자금은 전체의 90%인 160조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다. 연평균 53조원 규모로 해마다 반도체 설비 투자에 들어가는 자금을 제외하더라도 30조원 가량을 추가 투자하게 된다.

내부적으론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시장 위기 요인으로 거론되는 중국의 추격에 대비하자면 한발 앞선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그만큼 시장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해 전략을 다듬을 수 있다는 효과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삼성이 해외 M&A 용도로 책정한 자금이 3년 동안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경영계획에 담길 M&A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최대 자동차 전자장비업체 하만을 9조원에 인수했지만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이 부회장이 재판을 받으면서 1년반 이상 M&A 시장에서 발을 뺀 상태다.

재계 한 인사는 "글로벌 M&A 시장에 국한해 본다면 지난 8일 투자계획 발표는 삼성전자의 시장 복귀를 알리는 예고편인 셈"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 조단위 M&A가 성사될 경우 이 부회장의 완전한 경영복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