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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올려놓고 "제 자린데요"…'서점 민폐족(族)'

신발 벗고 양반다리, 아이들 소음에 눈살 찌푸리기도…"에티켓 좀 지켜주세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8.08.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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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대형서점에서 책과 가방을 올려 놓고 자리를 비운 독서객들. 빈 자리라도 앉을 수 없게 된다./사진=남형도 기자
서울시내 한 대형서점에서 책과 가방을 올려 놓고 자리를 비운 독서객들. 빈 자리라도 앉을 수 없게 된다./사진=남형도 기자
서울 광화문 소재 직장인 이승환씨(35)는 지난 8일 점심을 간단히 먹고 인근 대형서점을 찾았다. 날씨도 덥고 피곤해 책이나 읽으며 쉴 참이었다. 좌석이 많은 기다란 나무 테이블로 간 뒤 빈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 위 책이 놓여 있었지만 그냥 치웠다. 잠시 뒤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다가와 "제 자리니까 나와달라"고 했다. 이씨가 "빈 자리라 앉았다"고 하자 그는 "책 위에 올려놓은 것 못 봤느냐"고 따졌다.

폭염에 서점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에어컨 나오는 실내라 시원하고 앉아서 책도 볼 수 있기 때문. 힐링장소로 떠오르며 '서캉스(서점+바캉스)'란 말까지 나왔다.

인산인해에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도 늘었다. 이른바 '서점 민폐족(族)'들이다.

대표적인 게 모두가 함께 책을 보는 공간서 자리를 맡는 이들이다. 죽 치고 책을 보려 물건을 올려 놓고 맡는 탓에 골고루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직장인 김소희씨(34·가명)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한 대형서점을 찾았다. 이번 겨울 여행 계획을 짜기 위해서였다. 책을 고른 뒤 자리를 찾아 앉으려는데, 15석 남짓한 테이블은 이미 빈 자리 두 곳을 빼놓고선 만석이었다.
서울시내 한 서점서 손님들이 책을 읽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시내 한 서점서 손님들이 책을 읽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그런데 빈 자리 중 한 곳엔 가방이 걸려 있었고, 또 다른 한 곳엔 책이 놓여 있었다. 마치 자리를 맡았다는 것을 알리는 듯 했다.

그러는 동안 커플 등 몇 명이 빈 자리 주변을 서성이다 돌아갔다. 잠시 뒤 한 중년 여성 또 다른 책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김씨는 "일정 시간 책을 읽었으면 나와야지, 자기만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언짢았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서점 내 카페로 들어가 음료수를 시킨 뒤 책을 읽었다.

주부 박선영씨(38)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 한 서점을 찾은 박씨는 '독서 쇼파'에 책이 올려져 있는 걸 봤다. 미간이 찌푸려진 그는 대체 누가 자리를 맡아뒀는지 근처서 지켜봤다. 자리를 맡은 얌체족은 15분 뒤에야 돌아오더니, 책을 들고 바깥으로 나갔다. 박씨는 "자리를 맡는 바람에 그 시간 만큼 누군가 이용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에티켓을 지켜줬음 좋겠다"고 불평했다.

후각을 괴롭히는 민폐족도 있다. 이른바 '양반다리족'들이다. 신발을 벗은 뒤 양반다리를 하거나, 다리를 쭉 뻗고 있는 등의 행동을 한다. 지켜보는 이들은 불편하다. 8일 서울 광화문 대형서점서 만난 직장인 김지우씨(25)는 "발 냄새가 나든 안 나든, 여럿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매너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책 올려놓고 "제 자린데요"…'서점 민폐족(族)'

조용히 책보는 곳이라 시끄러운 소리도 괴롭다. 취업준비생 서모씨(27)는 "방학이라 아이들 데리고 오는 부모들이 많은데, 굉장히 시끄럽게 할 때가 있다"며 "의자에서 잠자면서 코를 고는 사람도 봤다. 서점이 잠자는 곳이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폭염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때인 만큼 갖가지 민원도 많다. 하지만 직원 입장에선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장시간 이용을 자제하고 소음 피해를 줄이는 등 에티켓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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