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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명분만 앞세운 공영홈쇼핑 '메이드 인 코리아'

광화문 머니투데이 임상연 중견중소기업부장 |입력 : 2018.08.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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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아임쇼핑)이 때아닌 ‘메이드 인 코리아’ 논란으로 시끄럽다. 내년부터 100% 국내에서 생산된 중소기업 제품만 취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공영홈쇼핑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지난해 기준 공연홈쇼핑이 판매한 1742개 제품 중 31%(536개) 정도가 해외 OEM 제품이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한 제품(1129개) 중에서도 약 29%(324개)가 여기에 해당한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과 농어민 판로 지원을 위해 정부 주도로 2015년 7월 개국한 정책 홈쇼핑이다. 공기업인 중소기업유통센터(50%)와 농협경제지주(45%), 수협중앙회(5%)가 총 80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사실상 국민 혈세로 만들어진 셈이다. 설립 취지에 따라 공영홈쇼핑은 개국 당시부터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산물만을 취급했다. 그러던 것을 내년부터 ‘순수 국산 제품’으로 입점 조건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중기부는 이번 조치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정책 목표와 공익 실현에 맞게 공공기관의 운영방침을 바꾸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국산품 우선 구매 제도를 운영하거나 추진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공공시장에서 국산품을 우선 구매하는 내용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다만 중기부가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과 대응은 아쉬운 부분이다. 취지나 명분이 아무리 좋아도 과정까지 모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처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의사 결정 과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애초 공영홈쇼핑이 해외 OEM 제품을 취급할 수 있게 한 것도 정부였다. 하지만 중기부와 공영홈쇼핑은 공청회나 간담회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미리 결정부터 내리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갑자기 홈쇼핑 판로를 잃게 된 중소기업이 “정부가 갑질한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이하고 부적절한 대응도 문제다. 이번 결정에 대해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나 대책 마련보다는 명분만 앞세우는 모습이다. 중소기업계에선 이번 조치가 가격경쟁력을 위해 해외 생산이 불가피한 업계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국내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만든 국산 제품과 해외 OEM 제품이 다를 게 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공영홈쇼핑의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취급 품목이 줄고, 가격까지 오르면 소비자 이탈로 가뜩이나 열악한 공영홈쇼핑의 재무구조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합리적인 문제 제기다. 실제 공영홈쇼핑은 설립 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본금만 까먹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만 353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지난 4월부터 취급수수료를 23%에서 20%로 낮춰 수익을 내기 버거운 현실이다. 경영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또다시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광화문]명분만 앞세운 공영홈쇼핑 '메이드 인 코리아'

첫 단추를 잘 못 끼웠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 지금이라도 현장 소통을 강화해 해외 OEM 업체의 추가 판로 지원, 공영홈쇼핑의 경영구조 개선 등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중소기업 수호천사’를 자처하는 홍종학 장관과 중기부가 ‘누구’가 아닌 ‘모두’의 수호천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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