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사장 내정 서훈택씨 ‘자진 사퇴’… 추가공모 나설 듯

머니투데이

문성일 선임기자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던 서훈택(58)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노조 반대 등을 이유로 최근 자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공사는 조만간 추가 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한국공항공사 본사 전경. /사진=한국공항공사

지난 4월 공모를 거쳐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던 서훈택(58)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노조 반대 등을 이유로 최근 자진 사퇴했다.

이에 따라 공항공사 사장 선임은 다시 추진해야 하지만, 노조가 여전히 국토부 출신 인사 임명을 반대하고 있어 마찰도 예상된다. 이 경우 공항공사 사장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토교통부 한 관계자는 “최근 (서훈택 전 실장이 사장 공모에서) 스스로 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퇴 사유와 관련해선, “공항공사 노조가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항공사 노조는 지난 6월 4일 성명서를 배포하고 “부사장에 이어 사장까지 국토부 낙하산 인사로 채우려 한다. 이는 공사 임직원들의 사거저하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승진적체 해소를 위한 슈퍼 갑질"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진에어 면허취소 논란의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서 전 실장은)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등기임원으로 활동할 당시 국토부의 항공부문 총책임자였고 이를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 부사장의 등기임원 재직 기간은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로, 서 전 실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국토부 항공정책관과 항공정책실장을 지내며 항공사 관련 업무를 총괄했었다.

서 전 실장의 자진 사퇴로 공항공사는 조만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다시 열어 추가 공모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재공모를 할 수도 있지만, 후보자 결원으로 판단해 기존 4명의 후보자에 1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공모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가 국토부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선임 과정에서 또다시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사장과 부사장이 동시에 국토부 출신으로 채워지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이는 다른 공공기관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절대 있어선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전문성을 강조하며 부처 출신자의 기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 다른 관계자는 “서 전 실장이 추진력도 있고 나름 검증된 후보자였는데 (자진 철회해)너무 아쉽다”면서 “공항은 안전과도 관련있는 곳으로, 더 이상 일하지 않는 인사를 임명해서 안되며 전문가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