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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몰카' 여성 실형에…'여자라서 차별'vs'일벌백계' 팽팽

"남자는 100번 찍어도 벌금인데 여자는 실형" 비난 "불법 촬영물 엄단해야…일벌백계해야 한다" 옹호도

뉴스1 제공 |입력 : 2018.08.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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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를 몰래 찍어 워마드에 유포한 뒤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여성 모델 안모 씨. 2018.5.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를 몰래 찍어 워마드에 유포한 뒤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여성 모델 안모 씨. 2018.5.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홍익대 누드크로키 수업에서 남성모델의 나체를 찍어 유포한 여성모델 안모씨(25)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자 시민 사이에서도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초범인 데다 충분히 반성한 피고인에게 가혹한 판결이 내려졌다'는 의견과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가해자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적정한 판단'이라는 의견이 대립한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판사는 13일 오전 10시 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이수를 명령했다.

판결 기사를 접한 네티즌의 입장은 재판부의 판단을 두고 '경찰 단계부터 '편파수사' 논란이 있었는데, 사법부마저 남성우월주의적인 판결을 내놨다'고 비판하거나, 오히려 '동일범죄 동일수사 원칙에 따르면 더 중한 선고가 내려졌어야 한다'는 옹호로 갈렸다.

한 네티즌은 Δ여성을 상대로 460번의 불법 촬영을 한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 Δ승무원의 치마 속을 몰래 찍은 2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사례 Δ여성 183명을 불법촬영했으나 기소유예된 의학전문대학원생의 사건 Δ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해 15차례 불법촬영을 저지른 남성이 집행유예를 받은 사례를 나열하며 판결의 불공정성을 따져 물었다.

다른 네티즌도 "백날천날 남자가 찍은 몰카는 잡히지도 않고 잡혀도 초범이라고 봐주더니 여자가 찍었다고 실형?"이냐며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고 분개했다.

보도를 지켜봤다는 회사원 남모씨(29·여)도 "몰카범죄는 주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충분히 반성하고 사죄편지까지 쓴 여성에게 너무 가혹한 선고"라고 안타까워했다.

대학생 이모씨(23·여)도 "죄를 지었다면 처벌하는 것이 맞지만, 처벌도 동등하게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상습적으로 몰카를 찍은 사람에게는 집행유예를 주더니, 한번 범행한 초범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법원의 판결이 적정하다'라거나 '오히려 부족하다'는 입장도 다수 나왔다.

한 네티즌은 "항소하면 집유(집행유예)가 나오겠다"면서 "최소 10년은 선고해야 사회에 다시 범죄자가 돌아오지 못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자영업자 김모씨(30)는 "최근 몰카범죄를 엄하게 다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부응한 판결"이라고 평가하면서 "일벌백계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4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8.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4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8.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벌금·집행유예 치중된 판결…"처벌 강화 필요"

안씨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그동안 몰카범죄의 판결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치중됐기 때문이다.

안씨에게 적용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등이용촬영)의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지난해 대법원이 내놓은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6년 다뤄진 성폭력범죄특례법 사건 5218건 중의 1심 선고 결과는 Δ실형 1247건(23%) Δ집행유예 1581건(30%) Δ벌금형 1861건(35%) Δ무죄 108건(0.02%)으로 집계됐다.

카메라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1심 판결 대부분이 벌금형과 집행유예에 몰렸고, 실형비율은 다소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씨에게 실형이 선고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특히 안씨가 재판에 넘겨진 이후 Δ모든 범행 사실을 자백하고 인정한 점 Δ16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하고 7차례에 걸쳐 피해자 A씨에게 사죄편지를 전달한 점 Δ상습범행이 아닌 점도 감경사유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재판을 심리한 이 판사는 "범행에 대한 반성만으로 책임을 다할 수 없다"면서 유죄를 인정했다.

이 판사는 "(안씨가) 피해자의 성기와 얼굴이 그대로 보이는 사진을 남성혐오 사이트에 올린 점은 비난 가능성이 높고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고, 사진이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유포돼 실질적인 삭제가 불가능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이 판사는 안씨의 구속으로 촉발된 '편파수사' 논란을 의식한 듯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의 정도가 달라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불법촬영물 사건에 대한 판결 대다수가 벌금형에 치우친 점, 이 사건은 경찰 수사단계부터 편파성 시비가 있었던 점을 보면 징역 10개월은 상당히 중한 판결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불법촬영물 처벌이 강화될 필요가 있고, 관련 법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판부가 고려한 것 같다"며 "이번 선고가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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