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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미중 패권전쟁, 그리고 터키

광화문 머니투데이 강기택 경제부장 |입력 : 2018.08.14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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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패권전쟁의 전선이 명확해지고 있다. 미국이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파산 위기에 처한 국가에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을 막겠다고 했다. 미국 상원의원 16명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이런 취지의 서한을 보냈고, 두 장관이 호응했다.

IMF의 최대 출자국인 미국은 이들 국가에 자금을 줄 경우 중국으로부터 빌린 돈(달러)을 갚는 데 쓰고 이는 결국 중국에 이로운 것이므로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무역적자 축소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달러 돈줄 죄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대일로가 중국의 독자적 에너지 수송로 성격을 띤다고 할 때 미국이 달러와 석유라는 패권의 핵심 수단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대조적으로 미국은 지난달 말 인도·태평양지역에 기술과 에너지, 사회기반시설 등에 1억13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역내 안전보장 원조계획도 마련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역내 국가들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쓰는 셈이다.

이 같은 정책기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5년에 펴낸 저서 ‘불구가 된 미국’(Crippled America)에 예고돼 있다. 대선 출사표로 볼 수 있는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정책은 힘을 통한 운용’을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강력한 군을 유지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동시에 ‘경제력을 통해 협력하는 국가에는 보상하고, 협력하지 않는 국가에는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고 썼다. 즉, ‘미국의 시장과 소비자가 지닌 경제력을 활용해 친구들을 돕고 적들에게 협력의 혜택을 상기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하는 ‘현실적으로 적’인 중국과 적의 친구들은 징벌하고, 인도태평양전략에 참여한 친구들과 적의 적들에겐 ‘번영’을 안겨주겠다는 것이다.

‘협력이냐 아니냐’의 기준은 동맹국도에도 적용된다. 그 사례가 터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테러·간첩혐의로 미국인 목사를 가둬놓은 터키와 미국의 관계가 좋지 않음을 환기하며 “터키의 철강과 알루미늄의 관세를 2배로 올리는 것을 허가했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상수지 적자와 외환보유액 감소를 겪던 터키 리라화가 폭락했고 증시는 망가져 금융위기로 내몰렸다.

이처럼 적과 친구를 뚜렷이 구분하는 관점에서 보면 석유 금수조치 등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친구이므로 이스라엘의 적인 이란은 미국의 적이다. 반면 이란의 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적이다. 중국이 석유를 사는 것은 이란에 핵무기를 만드는 군비를 대는 것이며 이는 곧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논리는 그래서 나온다. “우리의 적을 위해 자금을 세탁하고 테러활동에 쓸 수 있도록 옮겨주는 은행과 금융기관들을 잡아내야 한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석유 금수조치는 이란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이면서 중국의 값싼 석유수입원을 없애는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나 다른 아랍국가로부터 더 비싸게 석유를 사야 하고, 달러보유액은 더 소모된다. 관세보복을 한다고 미국으로부터 석유수입을 중단하는 카드는 오히려 중국에 마이너스가 된다. 중국이 격렬히 이란 제재에 반발하는 또하나의 이유다.

[광화문]미중 패권전쟁, 그리고 터키
트럼프 대통령은 책에서 ‘중국은 번영을 위해 갈수록 미국 소비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중국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중국이 미국을 필요로 하며 그런 우위를 기반으로 ‘미국의 승리’라는 오직 하나의 목표를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 패권전쟁의 본질에 대해 정부와 기업은 기회와 위협요인을 냉정히 따져 보고 대처해야 한다. 판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오판하지 않는다. 결과는 보상과 징벌 둘 중 하나다.

강기택
강기택 acekang@mt.co.kr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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