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상장폐지 자금줄은 사우디 국부펀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AFPBBNews=뉴스1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테슬라의 상장폐지(비상장 전환)를 위한 자금 지원을 수차례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갑자기 테슬라를 비상장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 중이며 자금까지 확보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날려 논란과 비판을 불러일으킨지 일주일만에 내놓은 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테슬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사우디 국부펀드가 거의 2년전부터 비상장전환과 관련 여러차례 자신에게 접근했고, 지난 7월 31일에도 사우디 국부펀드 전무와 만났고 사우디 국부펀드가 테슬라의 비상장전환 추진을 원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어 비상장전환을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는 자신의 발언은 사우디 국부펀드와의 만남 이후에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지분 약 20%를 보유한 머스크 CEO는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자금은 확보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없이 트위터를 통해 돌연 상장폐지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머스크는 주가상승을 노린 행위라는 비판에 직면해야했다.


이날 머스크의 발언은 비상장전환을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월가의 관측을 일축하고, 테슬라의 지분 5%를 갖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 주요 주주들의 지원 하에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사우디 국부펀드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테슬라 비상장전환) 논의가 있었지만, 외국투자자의 잠재적인 권리 문제 등으로 인해 펀드가 구체적인 제안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의를 촉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즉, 사우디 국부펀드가 실제로 테슬라 비상정전환을 위한 자금지원에 나서기 위해서는 고위 관계자들의 반대 가능성, 주요 신규투자 프로젝트 착수의 어려움 등을 포함해 여러가지 장애물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지원을 얻는다면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머스크 역시 테슬라의 비상장전환이 아직은 먼 이야기라고 인정했다. 사우디 국부펀드 측에서 자금지원은 재정 실사와 펀드 평가절차에 달려있다고 제안했고, 비상장전환방안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세부사항을 요청했다고 머스크는 설명했다.

현재 머스크와 테슬라 내부관계자들이 테슬라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티 로위 프라이스, 피델리티 등 기관투자자들이 62.2%를, 개인과 기타가 약 12%를 갖고 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비상장전환을 위한 주식매입 자금으로 약 70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 "테슬라의 비상장전환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차입매수(LBO)방식으로 추진되지 않을 것"이라며 "70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는 보도도 실제 필요한 돈에 비해 너무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주주의 3분의 2는 비상장 테슬라의 주주로 남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