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통합재건축, 정작 주민들은 시큰둥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서도 종상향과 통합재건축이 추진됐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한강조망권을 둘러싸고 같은 단지 내에서도 의견차가 커 통합은 요원합니다.”(목화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
　
서울시가 여의도아파트지구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구역별로 종상향·통합재건축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현재 추진 중인 정비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에 주민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별계획구역이란 주택 및 기반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개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기반시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2개 이상 단지가 한 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 이 경우 인프라 확충이 수월할 뿐더러 여러 단지가 통합재건축을 통해 대단지로 거듭날 수 있다.
　
여의도아파트지구에 속한 11개 단지 중 서로 인접해 통합개발이 가능한 곳은 △목화(312가구)·삼부(866가구) △장미(196가구)·화랑(160가구)·대교(576가구)·한양(588가구), △미성(577가구)·광장(744가구) 등이다.
　
목화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수년 전 삼부와 통합재건축 논의가 있었지만 양쪽 모두 반대가 심했다”며 “한강변에 있는 목화 주민들은 조망권을 잃지 않으려 했고 삼부도 통합재건축 조건으로 한강변 입지를 원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광장아파트 정비사업위원회 관계자도 “광장아파트는 1·2동과 3~11동 사이에 25m 너비의 여의나루로가 위치해 같은 단지임에도 분리 재건축을 진행 중”이라며 “미성과 통합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광장 3~11동이 신탁방식 재건축을 선택한 반면 1·2동은 조합방식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특별계획구역 지정시 용도변경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이 허용될 수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종상향에 필요한 기부채납률이 20~40%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과거 ‘한강 르네상스’ 사업도 40%에 달하는 기부채납률을 제시했고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광장아파트 관계자는 “그간 서울시의 정책을 고려하면 다른 지역과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큰 혜택을 줄 것같지 않다”며 “호재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대부분 주민은 오히려 사업이 늦어질까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특별계획구역이 수용된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면 개별 정비사업계획도 이에 따라 변경돼야 한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일부 신탁사를 중심으로 지구단위계획 확정 전 정비사업을 진행해 사업지연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