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세일해도 英보다 20만원 비싼 다이슨…가격 차별 논란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다이슨 'V10 플러피' 모델 한국, 일본 가격 비교. 한국에서는 할인해 91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이 일본에서는 6만4584엔(약 6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사진=다이슨 홈페이지

다이슨 'V10 앱솔루트' 모델 영국, 한국 가격 비교. 한국에서는 할인해 89만8000원에 팔리고 있는 반면, 영국에서는 449.99파운드(약 64만원)에 불과했다/사진=이정혁 기자

스틱형 무선청소기 '원조'인 다이슨이 국내에서 가격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다이슨은 최근 대대적인 세일에 들어갔지만, 일부 모델은 할인된 가격이 해외보다 무려 20만원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업계에서는 무선청소기 열풍에 편승한 다이슨이 한국에서만 지나치게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이달 말까지 무선청소기 등을 할인 판매한다. 모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최대 20만원까지 가격을 내렸다고 다이슨은 홍보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할인 판매 대상이 아닌 제품을 한정수량으로 내놓는다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실제 서울의 한 다이슨 매장은 109만원짜리 'V10 앱솔루트'를 89만8000원에 판매했다.

할인가가 약 90만원인 V10 앱솔루트는 미국에서 699.99달러(약 79만원)에 팔리고 있다. 미국은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정가임에도 국내와 비교해 10만원 이상 저렴했다.

다이슨의 안방인 영국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싸게 팔았다. V10 앱솔루트의 현지 가격은 449.99파운드(약 64만원)로 국내와 비교할 경우 25만원 이상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다른 무선청소기 모델을 따져봐도 다이슨의 한국 가격차별 정책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V10 플러피'의 국내 가격은 91만원(할인가, 정가 94만8000원)인 반면, 일본은 6만4584엔(약 65만원)이다.

특히 한국소비자원이 올 초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V8 애니멀'(한국 74만3140원) 모델은 미국(59만1314원)보다 15만원 이상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V10 앱솔루트' 보증기간의 경우 한국(2년)은 미국(5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노골적인 가격차별 정책에 대해 다이슨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이슨 측은 "한국 시장의 환경에 따라 영국에 있는 본사가 가격 등을 책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방한한 존 처칠 다이슨 무선·로봇 청소기 사업부 부사장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을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고 가격 논란을 일축했다. 다이슨은 지난달 LG전자 (90,600원 ▼1,600 -1.74%) 무선청소기 광고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하는 등 국내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이슨 무선청소기는 국내 제품과 비교했을 때 성능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워 고가에 판매하는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