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4100억치 판 도이치모터스 화재사태 직격탄

9일 제주에 오픈한 BMW코리아 공식딜러 도이치모터스

BMW 공식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 (5,170원 ▲90 +1.77%)가 올 상반기 동안 지난 한해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BMW 화재사태로 빛이 바랬다. 주가 급락에 따른 CB(전환사채) 전환가액 조정으로 물량부담이 발생한 데다 집단소송 대상에 포함되면서 금전적 부담까지 떠안을 처지에 놓인 것. 특히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BMW에 대한 시장의 평판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17억원)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54억원과 비교하면 3.28배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26억원의 5배가 넘는 120억원을 올렸다.


도이치모터스는 2009년 상장된 BMW 판매·수리·중고차매매 알선업체다. 특히 BMW 판매 부문에서 코오롱글로벌 (8,370원 ▼160 -1.88%), 한독모터스와 함께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건설산업을 근간으로 하고 한독모터스가 비상장 회사인 것과 달리 도이치모터스는 BMW 판매 의존도가 높은 상장사다. 영업부문은 △BMW 판매 △미니(MINI) 판매 △중고차 매매·알선 △자동차 종합수리 4개로 나뉘는데 상반기 매출 5510억원 중 4107억원이 BMW 판매부문에서 나왔다. 매출원가는 3868억원이다.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BMW 화재사태로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장중 5000원선도 무너졌다가 간신히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주식시장에서 BMW 화재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주가 급락으로 지난 4월 발행한 150억원대 CB(전환사채) 전환가액은 6537원에서 5950원으로 조정됐다. 전환가능 주식 수는 229만주에서 252만주로 늘어났다. 주가가 추가하락하면 10월27일 추가 재조정을 할 수도 있다. 오버행(잠재적 대량 주식 물량출회) 이슈가 발생하면 물량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BMW 화재사태로 평판이 악화되면서 하반기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늑장 리콜과 사건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BMW코리아가 2016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처럼 판매금지 처분을 받을 경우 도이치모터스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 이날 녹색소비자연대는 소비자 안전을 위해 BMW 화재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즉각 판매중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객들과 소송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도 있다. 화재사고 첫 번째 집단소송의 유일한 딜러사다. 지난달 BMW 차주 4인은 이번 사태로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BMW코리아와 도이치모터스에 1인당 500만원씩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나머지 딜러사들과 집단소송에 얽혀있어 소송부담이 장기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