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계획 심의 '구청장 발언권' 강화된다

내년부터 서울시 도시계획 심의과정에서 자치구청장들의 발언권이 전면 보장되면서 구청장들의 요구사항이 서울 도시계획에 적극 반영될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도시계획 조례개정을 통해 구청장 등 자치구 관계자들의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 및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이하 도건위) 참석시 거쳐야 했던 사전 승인절차를 폐지한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시의회 심의 등 제반절차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이는 도시계획 수립과정에 자치구가 의견개진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분권 강화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도계위와 도건위 심의엔 해당 위원회 위원과 안건을 보고하는 서울시 직원 등 소수 인원만 참석이 가능하다. 구청장 등 일선 자치구 관계자들이 각 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려면 각 위원회 위원장(행정2부시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다.
　
도계위와 도건위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된 법정 심의기구로 서울시 도시계획의 양대 축이다. 도계위는 용도지역 변경,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에 대한 지정·해제 등을, 도건위는 지구단위계획 심의를 맡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획입안 주체인 자치구 발언권을 보장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청취하려는 조치”라며 “지방분권을 위한 여건이 성숙했다는 판단에 도시계획 조례를 손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도시계획 심의에서 자치구 의견을 적극 청취하기로 함에 따라 개발 의지가 높은 구청장들의 참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치구의 의견이 반영되고 실제 인허가가 증가할지는 미지수다.
　
조례가 개정되더라도 의결권은 기존처럼 서울시 공무원과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각 위원회 위원들에게 귀속돼 있기 때문이다. 자칫 위원회와 자치구간 도시계획을 둘러싼 시각차만 확인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통상 도시계획은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해 구청장이 입안하지만 최종 계획 승인권은 서울시장이 갖고 있다.
　
강남권 자치구 관계자는 “발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조치”라면서도 “위원들이 자치구 의견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제도 개편은 형식적 행위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조례 개정을 통해 3000㎡ 미만 시장 및 문화시설과 어린이공원, 소공원 관련 계획의 결정권한은 기존 시장에서 구청장으로 위임키로 했다. 소규모 도시계획에 대한 구청장의 결정권한을 기존보다 확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