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운행정지' 5000대에 그칠 듯…'숨은 차주' 관건

BMW가 배포 중인 스티커

BMW 화재위험 리콜 대상 차량 중 85% 이상이 긴급 안전진단을 받았다. 예약 대기 등을 감안했을 때 ‘운행정지’ 대상이 되는 차량은 5000대 정도일 것으로 전망된다.


BMW 코리아는 16일 오전 0시 기준으로 리콜대상 차량 약 10만6000대 중 9만1000여대가 안전진단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체 리콜 대상 차량 중 85.8%가 안전진단을 받았다.

현재 안전진단 예약 대기 중인 차량은 약 9700대이다. 총 10만700여대(95%)가 안전진단을 받았거나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BMW의 하루 긴급 안전진단 소화량은 5800여대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운행정지 대상차량 통보 절차에 착수했다. 운행정지 효력은 등기 우편으로 명령서가 차주에게 도달하는 즉시 발생한다.

15일 오후 경기 고양시의 한 BMW서비스센터 주차장에 점검 대상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국토부는 지난 14일 긴급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대상 BMW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내렸다./사진=뉴스1

등기우편 발송기간(2~3일)과 주말 휴일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운행정지는 다음주초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지단 예약자와 BMW의 작업소화량 등을 감안하면 실제 운행정지 차량은 5000여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연락이 닿지 않는 5000여명의 차주이다. BMW는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고객에게 조속히 진단을 받을 것을 부탁하는 안내 문자와 유선 연락을 계속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해외체류, 주소지 이전, 폐차 등으로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실제 국내에서 진행된 리콜(2003~2017년)을 보면 리콜 이행률(시정률)이 82.6%에 불과하다. 최근 5년으로 좁히면 이행률은 80% 아래로 떨어진다. 현실적으로 모든 리콜대상 차주가 안전진단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다.

업계 관계자는 "BMW가 20여일 만에 긴급 안전진단을 80% 이상 달성한 부분은 인정해줘야 한다”며 "나머지 숨은 리콜 대상 차주를 찾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BMW 차주 등은 정부의 운행정지 명령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불만은 제기한다. 한 BMW 차주는 "BMW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정부의 조치가 형평성과 공정성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BMW가 만든 문제인데 엉뚱하게 차주에게 불똥이 튀었다"고 지적했다.

BMW는 안전진단을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안전진단 확인 스티커 등을 배포하며 고객 달래기에 나섰다. BMW는 △리콜대상 차량 여부 △안전진단 수행 여부 등을 나타내는 스티커를 제작해 지난 13일부터 서비스센터에서 배포 중이다.

BMW 관계자는 “총 10만여대가 안전진단 안정권에 들어와 있다”며 “95%에 달하는 긴급 안전 진단 작업 과정을 토대로 8월 20일부터 본격적인 리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BMW 피해자 모임과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하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바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화재원인을 직접 규명하는 실험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이 정부에 △스트레스 테스트 △시뮬레이션 테스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분석 의뢰 △유럽 판매 520d 차량과 국내 모델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모듈 비교 분석 △구체적 화재원인 규명 계획 공개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