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가치 대비 할인 과도"… 다시보자 지주사株

최근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 이슈로 투심이 위축됐던 지주회사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 모든 지주사들의 할인율이 5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SK (155,500원 ▼1,300 -0.83%)와 LG (75,500원 ▼700 -0.92%), 롯데지주, CJ (116,100원 ▼3,900 -3.25%), 두산, 한화, 한진칼, 현대중공업지주 등 8개 대형 지주사의 합산시총은 전년 말 대비 10.0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코스피 수익률(-9.19%)보다 약 0.85%포인트 낮은 것이다.

이달 초 기준 지주사들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시가총액 할인율은 LG, 롯데지주, CJ, 한화, 한진칼 등이 50~60% 수준을 나타내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배구조 개선 기조에 올랐던 지주사주들은 올해 들어 정부의 대기업집단 규제 강화 기조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아울러 최근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지속되고 터키 리라화 폭락에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국내 증시 상황도 지주사주 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주사는 적정가치를 보유한 계열사들의 지분가치를 합산해 평가하기 때문에 항상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돼 거래된다. 때문에 지수 상승기에는 가격매력이 부각되며 상장 계열사 주가상승으로 NAV가 확대된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가치도 유사기업 PER(주가순이익비율) 배수와 미래 성장기대감을 반영해 상향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는다.


반면 지수 조정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호실적도 무용지물이고 뚜렷한 신규 모멘텀 없이는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올 상반기 지수 조정기에 주가 민감도가 높은 섹터로 수급이 이동하면서 과거 주가 상승기에 반영됐던 투자유인들이 약해졌고, 주가도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악재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지주사 주가 하락세가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오는 2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을 발표하면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반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위의 최종보고서에 담긴 지주회사 관련 내용은 규제의 강도가 높지 않았다"며 "이번 발표로 대기업그룹 규제 및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지주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주사들은 최근 마무리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우호적인 성적을 거둬 상승 모멘텀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간 SK가 다수 증권사의 최선호주로 꼽혔다.

올 2분기 SK는 핵심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SK건설, SK실트론 등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SK실트론과 SK바이오팜 등 2개 이상의 비상장 자회사 IPO(기업공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차별화된 실적을 기록한 SK를 우선적으로 주목한다"면서 "특히 SK는 SK건설 이슈로 지나치게 하락해 실적 발표를 계기로 가장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