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수령액 비교해 보니…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과 지급 시기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의무가입을 폐지하고 환급해달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국민연금을 납부하지 않고 같은 금액을 개인연금에 넣는다면 어떨까.

◇원금회수기간 최저소득자 2년·최고소득자 12년=국민연금 보험료는 월 소득에 보험료율 9%를 곱해 산정한다. 최저소득 구간은 월 29만원 이하로 보험료가 2만6100원이다. 최고소득 구간은 월 468만원 이상으로 보험료가 42만1200원이다. 중간소득은 월 239만원으로 보험료는 21만5100원이다. 직장인이라면 직장에서 보험료 절반을 부담한다,


국민연금의 예상 연금월액표에 따르면 보험료가 매달 2만6100원인 경우 30년을 내면 총 939만원, 35년을 내면 총 1097만원, 40년을 내면 총 1252만원이다. 흥미로운 점은 하한액인 2만6100원을 보험료로 내면 납입기간 25년만 넘어가면 30년을 내든, 40년을 내든 월수령액이 29만원으로 같다는 점이다. 최저 소득구간일 경우 딱 25년만 납입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는 얘기다.

보험료를 매월 2만6100원씩 25년간 내면 국민연금을 2.3년만 수령해도 원금을 회수한다. 국민연금을 10년 받으면 총 수령액은 3480만원, 20년은 6960만원, 30년은 1억440만원으로 납입원금 대비 4.4~13.3배가 된다.

중간소득 정도로 매달 21만5100원을 내는 가입자는 30년간 총 7743만원, 35년간 총 9034만원, 40년간 총 1억324만원을 납입하게 된다. 납입기간에 따라 월수령액은 30년이 71만원, 35년이 83만원, 40년이 94만원이다. 원금회수까지는 약 9년이 걸린다. 2033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65세로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74~75세까지 살아야 원금을 돌려 받는다는 얘기다. 85세까지 살면 원금의 2.2배, 95세까지 살면 원금의 3.3배를 국민연금으로 받게 된다.


최고소득으로 매달 42만1200만원을 내는 가입자는 30년 납입시 1억5163만원, 35년은 1억7690만원, 40년은 2억217만원을 내게 된다. 납입기간에 따른 월수령액은 30년이 106만원, 35년이 123만원, 40년이 141만원이다.

최고소득 가입자의 원금회수기간은 약 12년이다.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으면 77세까지 살아야 원금을 건진다. 최고소득 가입자는 85세까지 살아도 원금의 1.7배를 받는데 그친다. 95세까지 살면 원금의 2.5배를 받는다.

◇국민연금 안 넣고 개인연금으로 굴린다면?=금융감독원이 2001년 초에 판매되기 시작한 총 54개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세액공제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경우 지난해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신탁 2.9%,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 3.98%, 펀드 6.32%로 나타났다.

이 수익률에 근거해 매달 납입하는 국민연금 보험료만큼의 금액을 각 상품에 넣어 30년, 35년, 40년씩 연복리로 운용한다고 가정해 계산해봤다. 연금신탁에 30년 납입하면 원금 대비 1.6배, 35년은 1.7배, 40년은 1.9배가 된다. 연금보험은 30년 납입시 1.9배, 35년은 2.1배, 40년은 2.4배가 된다. 연금펀드는 30년 납입시 2.9배, 35년 3.5배, 40년 4.3배가 된다. 국민연금 보험료로 매달 2만6100원의 하한액을 내는 사람이라면 신탁, 보험, 펀드에 관계없이 개인연금보다 국민연금이 더 유리하다.


중간소득 정도로 매달 21만5100원의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각각 30년, 35년, 40년간 국민연금을 납부하고 65세부터 75세까지 10년간만 국민연금을 받는다면 모든 경우 수익률이 가장 낮은 신탁이라도 개인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낫다. 85세까지 산다면 개인연금신탁보다 국민연금이 낫고 보험과 비교하면 30년납, 35년납의 경우 국민연금이, 40년납의 경우 보험이 더 유리하다. 하지만 개인연금펀드로 돈을 굴린다면 95세까지 30년간 국민연금을 받을 경우 30년납을 제외한 35년납과 40년납의 경우 개인연금펀드의 수익이 더 많다.

최고소득으로 매달 42만1200만원을 내는 사람은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경우 85세까지 받아야 국민연금이 개인연금신탁보다 유리하다. 다만 40년납의 경우 85세까지 받아도 개인연금신탁이 더 많다. 보험의 경우 30년납, 35년납, 40년납의 경우 모두 85세까지는 국민연금보다 더 많이 받는다. 국민연금을 95세까지 받으면 보험보다는 많이 받지만 펀드보다는 못하다.

다만 국민연금은 사망시 유족 본인의 국민연금과 유족연금(국민연금 수령액의 40~60%)의 30%에 해당되는 금액을 합친 것’과 ‘유족연금 100%’ 중 많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이 기사에서 사용한 국민연금 총 수령액은 현 시점에서 예상 연금월액표의 수치를 사용한 것이다. 실제 국민연금을 받게 될 때에는 그 당시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와 국민연금을 받는 해당자의 기준소득월액 등을 감안한 미래가치와 물가상승률 등이 반영돼 총 수령액이 늘어나게 된다.

국민연금은 이를 고려할 때 국민연금에 30년간 가입한 사람이 20년에 걸쳐 받게 될 국민연금 수령액은 중간소득자가 4억7744만원, 최고소득자가 7억1204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