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검찰'의 추락…"공정위 역사상 초유의 사태"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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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공정위 기업집단국을 압수수색하는 모습 2018.6.20 장수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검찰이 16일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김학현·신영선 전 공정거래부위원장을 구속기소하고, 노대래·김동수 전 위원장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공정위 직원은 이 같이 말했다.

특히 전직 수장 3명이 동시에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경제검찰을 자처하는 공정위의 신뢰가 바닥에 추락하게 됐다. 같은 잘못이 대를 이어가며 계속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했다.


지철호 부위원장, 기획조정관 등 공정위의 핵심인 현직 간부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는 점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지 부위원장의 불구속 기소에 대해 억울하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지 부위원장이 지난해 1월 중소기업중앙회 상임감사로 옮겼을 당시에는 공직자윤리법이 규정하는 취업제한 기관이 아니었고,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도 이 취업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취업승인을 받지 않고 재취업한 것은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공정위가 인사적체로 퇴직하지 않는 고참·고령자에 대해 기업에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퇴직 관리 방안을 조직적으로 시행하고 채용기업, 대상자 급여, 후임자까지 결정하면서 기업 인사에 대한 업무방해를 했다며 '국가기관 차원의 조직적 채용 비리'로 규정했다.

공정위 직원들은 결국 고질적인 인사적체가 이 같은 사태를 불러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해 재발 방지책 등을 담은 쇄신안을 오는 20일 직접 발표할 예정이지만 인사적체를 어떻게 해소할 지에 대한 해법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불구속 기소된 현직 공무원의 인사상 처리 문제도 고심하고 있다.

정무직은 이 같은 사안에 대해 별도 규정이 없기 때문에 지 부위원장의 경우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판단을 내려야 한다.

기획조정관은 형사 기소가 될 경우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임명권자 재량으로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 또 조직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경우 징계 의결 요구도 가능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직 수뇌부가 모두 구속되면서 공정위 조직 전체가 부패한 것처럼 비춰질까 우려스럽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강도높은 쇄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구성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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