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종차별철폐위, 한일 위안부 협정 질타 "문제 해결 안돼"

제1212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집회 참가자들이 2016년 1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일 위안부 협상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4년 만에 열린 유엔(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대일(對日) 심사회의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정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위원들은 당시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진행된 위원회의 대일 심사회의에선 한일 양국 간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위원들은 위안부 문제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미국의 저명한 인권운동가인 게이 맥두걸 위원은 "왜 위안부 할머니들이 만족스러울 만한 형태로 일본 정부가 사죄와 보상을 할 수 없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2015년 한일 정부 간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벨기에 헌법재판관 출신의 마크 보슈이 위원도 "(위안부) 피해자 입장에서의 시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한일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일 위안부 협정에 대한 유엔 차원의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한일 협정은) 일본군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 재발 방지 의지가 불충분한 협상"이라며 "위안부 피해자의 보상과 명예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국 간 합의가 수정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 연행한 증거가 없다는 점, 한일 위안부 협정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타당성을 검토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 "한일 양국 정부가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최종적, 불가역적임을 확인한다는 문서를 공개했다"고 반론문을 제출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심사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015년 12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한일 양국은 이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군 위안부 문제를 최종 타결했으며, 윤 장관은 일본 정부가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합의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전제로 "이 문제는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됨을 확인한다며 소녀상과 관련된 일본 공관 측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 소녀상 문제는 관련 단체와 협의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의 대일 심사회의는 17일까지 진행된다. 위원회는 심사 결과를 토대로 이달 30일 일본에 대한 권고를 공표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4년 전인 2014년 8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실태 인식과 피해자에 대한 사죄 및 보상이 충분치 않다"면서 "위안부에 대한 인권 침해 조사와 책임자 처벌, 위안부에 대한 진지한 사과, 모든 피해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위안부 문제는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 세계가 성폭력과 여성 인권 문제를 깊이 반성하고,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2015년 한일 합의의 착실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