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대입]진보도 보수도 '김상곤 사퇴' 한 목소리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7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한 뒤 퇴장하고 있다.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를 이번 개편안에는 정시 수능위주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사진=뉴스1

교육부가 17일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개편 최종안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다. 진보·보수 진영의 교육단체 모두 불만을 쏟아내면서 이번 혼선을 자초한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고 20억원을 쏟아부으면서 공론화 대장정에 나섰지만 교육개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 1호로 꼽히는 '고교학점제'와 '성취평가제(내신 절대평가제)'는 시행 시기가 2025년으로 미뤄지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진보진영 "김수현·김상곤 동반 사퇴" 촉구 =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입 개편은 개악"이라며 "문재인 정부 교육공약의 연쇄적인 파산과 교육의 거대한 후퇴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전교조는 "현 정부는 국정지지도에 연연해 교육개혁을 주저했다"며 "직접민주주의를 가장해 형식적 공론절차를 밟아 결국 학교 교육을 왜곡했다"고도 했다. 수능의 영향력 강화로 문제풀이 중심의 학사 운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교수-학습의 혁신은 제동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등 진보성향 교육시민단체 6곳도 대입개편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 선택과목 수를 늘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커졌다"며 "이번 개편안은 교육공약의 파기를 넘어 역사의 퇴행이며 세계 교육의 보편적 흐름에 역행하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과 김 청와대 사회수석,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특별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보수진영, 교육부 '결정장애' 비판 =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교육단체들도 교육부가 대입정책에 대해 중심을 잡고 뚝심있게 나갔어야 했는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대입개편의 핵심인 수능개편과 학생부 개선방안 등에 대해 시민참여단의 판단과 결정은 그 동안 국민적 논란과 갈등, 혼란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결정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애초 교육부가 책임성 있게 결정할 수도 있는 사안을 숙려와 공론화로 사실상 떠넘겨 '결정장애'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고 지적했다.


정시 확대를 줄곧 주장해온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정시 45%는 시민참여단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로 선택한 의제 1안 내용"이라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시 30%' 수치를 제시한 것은 1년 동안 진행한 여론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모두 무시하고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상곤 장관은 1년 동안 (교육 현장에) 끊임없이 분열과 혼란을 야기한 장본인"이라며 혈세 20억원과 시간을 낭비한 책임을 물어 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