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기온 1위·강수일수 꼴찌…올 여름, 1994년보다 더운 이유는

2018년·1994년 고기압 발달 모습. /자료제공=기상청

2018년 여름 평균기온이 기상통계를 시작한 1907년 이래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수일수는 가장 적었다. 기록적 폭염을 보였던 1994년보다 고기압이 더 강하고 비가 적게 내려 사상 최악의 더위를 기록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기상청은 '역대급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과 1994년 폭염을 비교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두 해 여름 모두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했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우리나라 주변 대기상층에 티벳고기압이, 대기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다.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맑은 날씨로 일사효과가 더해지면서 무더위가 이어졌다.

다만 올해는 두 고기압의 세력이 1994년보다 더 강하고 폭 넓게 발달했다. 비가 내린 날도 적어서 뜨거운 열기가 식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누적돼 폭염과 열대야가 더욱 강화됐다.

2018년·1994년 제트기류 위치와 동서바람 편차. /자료제공=기상청

기압계 모습도 유사했다. 두 해 모두 중위도 지역에 온난한 성질의 고기압들이 동서로 나란히 늘어섰다. 이에 따라 중위도 지역 제트기류가 평년보다 북쪽에 위치했고 중위도 대기상층의 동서흐름이 정체돼 폭염이 지속됐다. 제트기류는 남북 기온차이가 큰 지역에서 나타나는 폭이 좁고 속도가 빠른 편서풍이다.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된 점도 비슷하다. 필리핀해 부근 상승기류(대류활동)가 활발했다. 상승기류가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서 하강기류(대류억제)로 바뀌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하는 데 기여했다.


태풍의 역할은 달랐다. 1994년 8월 초 태풍 '브렌든'(BRENDAN)과 '엘리에'(ELLIE)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려 더위가 일시적으로 누그러졌다. 하지만 올해는 장마가 종료된 이후 태풍 '암필'(AMPIL)과 '종다리'(JONGDARI)가 오히려 폭염을 강화시켰다.

기온은 올해가 1994년의 기록을 대부분 깨뜨렸다. 서울은 이달 1일 최고기온 39.6도를 보이며 종전 최고 기록인 38.4도(1994년 7월24일)를 넘었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10월1일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같은 날 홍천도 최고기온 41도를 기록하며 1942년 8월1일 대구에서 기록한 전국 역대 1위인 40도를 넘겼다.

일 최저기온도 올해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은 이달 2일 30.3도, 강릉은 이달 8일 30.9도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최저기온값을 경신했다.

평균기온·평균최고기온·일조시간도 1973년 기상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올 여름철(6월 1일~8월 16일) 전국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은 각 25.5도, 30.7도로 평년(23.도, 28.3도)에 비해 각각 2.0도, 2.4도 높게 나타났다. 일조시간도 611.3시간으로 평년(424.2시간)에 비해 187.1시간 길었다.

비가 내린 날은 기상 통계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올해 강수일수는 19.3일로 평년(30.8일)보다 11.5일이 적다.

올해 8월16일까지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9.2일로 역대 1위다. 열대야일수는 15.7일로 1994년(16.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