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노선 제한 등' 진에어 제재…최소 1년 이상 지속 전망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진에어 면허취소 반대를 위한 직원모임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등기이사 불법 재직과 관련해 진에어의 면허 취소를 검토하는 국토교통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불법행위·갑질경영' 논란을 일으킨 진에어에 대한 제재가 1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진에어가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방안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점검하고 제재 해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진에어가 지난 14일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방안에는 △타계열사 결재배제 △사외이사 확대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등 진에어 경영을 정상화 하기 위한 내용들이 담겼다.

국토부는 개선방안들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선진적인 경영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제재 기간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개선방안의 각 내용은 적어도 1년 이상 돼야 제대로 된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어 제재 기간도 이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진에어 사외이사 수를 이사회 구성의 절반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적어도 내년 3월 전까지는 제재가 풀리기 힘든 것이다. 이사회 재편이 완료됐다고 해도 이사회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려면 일정기간 운영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매년 보직 적합성 정기심사를 도입하는 방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외부전문가 준법 지원 시스템 구축은 올 10월, 익명제보 시스템 도입은 올 12월 이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진에어 제재 해제 시 임의로 결정하지 않고 면허 자문회의 등 외부 자문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판단해야 제재를 풀겠다는 것이지만, '칼피아'(대한항공과의 유착관계)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국토부는 외국인을 임원으로 불법 등재했던 진에어와 에어인천에 대해 항공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16일 자문회의 검토 결과 면허 취소로 발생할 대량실업, 고객불편, 소액주주 피해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이나 진에어 임원이 아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진에어 경영에 개입한 정황 등이 나타나면서 진에어의 경영문화 개선을 위해 신규노선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