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들, 美 부동산 판다… "미·중 무역전쟁 영향"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뉴욕=AP/뉴시스】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미국 호텔체인 힐튼 월드와이드가 월도프 아스토리아 뉴욕을 19억 50000만 달러에 중국 보험회사 안방(安邦)보험그룹에 매각했다.

중국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발 빼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의 투자 제한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종합보험그룹인 '안방집단'은 최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엑세스 하우스 호텔 등 15개 호텔의 처분에 나섰다. 총 55억 달러(약 6조1847억 원) 규모로, 안방은 최근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매물 규모가 워낙 커 사우디 국부펀드 등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WSJ는 예상했다.

중국이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하면서 안방은 2~3년 전부터 미국의 호텔 등 주요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안방뿐 아니라 중국 HNA그룹(해항집단공사) 등도 미국 부동산을 대거 매입했다.

특히 안방이 2015년 뉴욕의 랜드마크인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000만 달러에 사들인 건 기념비적인 거래였다. 이는 미국 호텔 거래 가격으로는 역대 최고가였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자 위안화 방어를 위해 중국 기업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제한했다. 이에 안방뿐 아니라 HNA그룹도 뉴욕에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의 투자 제한도 있지만 미국 정부의 외국인 부동산 매입 제한도 부동산 처분의 배경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최근 미 정부는 보안을 이유로 트럼프타워 인근에 있는 HNA그룹 소유의 빌딩 매각을 명령했다. WSJ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외국 기업의 미국 부동산 매입 기준이 크게 강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