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쏠린 눈…폼페이오·시진핑·문재인 연쇄방북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곧 이뤄질 전망이다.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남북정상회담도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연쇄방북’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어떤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ABC뉴스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4번째 방북을 위해 곧 평양에 갈 것으로 본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면담이 기대된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3차 방북 때는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무산돼 ‘빈손 방북’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는 4차 방북과 함께 김 위원장 면담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미가 비핵화 논의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볼턴 보좌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빠른 비핵화가 빠른 개방의 혜택을 얻게 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를 미측에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이것을 1년 안에 하자’고 했고 김 위원장은 ‘알겠다’는 답을 했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가 이야기해 온 북한이 비핵화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시점으로부터 1년이라는 기간은 남북이 이미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이 ‘1년 내 비핵화’에 원칙에 합의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과거 실무중심의 단계적인 핵협상 때와 다르게 양측 정상이 ‘빅딜’ 형식으로 주고받으면 비핵화 문제의 급진전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성사되면 미국이 원하는 핵무기 리스트 신고와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을 동시에 교환하는 빅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9월 중순께 문 대통령이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비핵화 대화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평양 정상회담에 대해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변수는 9.9 건국절(북한 정권수립일) 즈음으로 예상되는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다.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13년 만에 이뤄지는 방북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북한은 중국을 등에 업고 대남·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대화 계기 때마다 먼저 만나왔다.

만약 북한이 비핵화 보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에도 ‘북중밀월’을 과시하면 폼페이오 장관과 문 대통령의 방북 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비핵화 대화는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

물론 중국이 9월 유엔총회 계기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성사시키기 위해 비핵화 문제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당장 최대 현안인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미중 무역전쟁 변수가 커지면 모처럼 불씨가 붙으려던 한반도 대화 국면에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