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해소하려면 '주택청약' 문 더 좁혀라

주택 시장의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주택청약 기회를 보다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재당첨 대상지역을 넓히고 재당첨 제한기간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하는 한편 청약기회도 총 2회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일 국토연구원(원장 강현수) 이수욱 선임연구위원의 '주택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주거정책의 공공성 강화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저소득층의 주택 자가보유율은 2012년 대비 3.6%포인트(p) 낮아져 49.3%를 기록했다.


평균 주택자산가액(2016년 기준)은 2억2700만원으로 상위 10%의 8억1100만원과 약 3.6배 차이가 났다. 소득계층 상위 10%와 하위 10%가 보유한 주택 자산가액의 격차는 33.8배로 벌어졌다.

이수욱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양극화 심화의 이유로 △단기 유동자금의 지속 증가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 부족 △가계소득 증가보다 빠른 주택가격 상승 △주택가격의 지역적 차별화 △ 다주택자에 의한 주택소유 증가 등을 꼽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다주택자(198만 명)가 전체 주택의 31.5%(457만 호)를 소유하고 있고 이들에 의한 주택 소유는 연평균 5%씩(2013년~2016년) 증가해 1주택자 증가율(2.2%)의 2배를 상회했다.


주택가격은 가계소득 증가 속도보다 가파른 상승세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가계소득은 2012년 대비 8.9%(407만7000→444만원)으로 증가한 반면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그 3배인 24.3%(2억6894만 원→3억3441만원, KB부동산통계 정보)가 상승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서민이 월세로 많이 거주하는 단독주택의 전월세전환율은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보다 더 높다. 주택유형에 따라 월세거주 가구의 주거비 부담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 결과 저소득층의 월세 비중은 32.5%에서 35.3%로 높아졌다.

이수욱 선임연구위원은 양극화로 인한 서민 주거불안과 주택소유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공적 주택의 안정적 공급과 자가점유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공주택을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공공 임대주택의 입주자격 기준을 재검토하는 등 주거복지 정책의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자가 점유 확대를 위해 주택청약 기회를 더 엄격히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주택청약통장 구좌가 2000만을 상회해 무주택 서민이나 실수요자조차 공급 부족으로 분양시장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재당첨 제한 대상 지역을 대도시 지역 이상으로 확대하고 청약재당첨 제한도 최대 10년까지 연장, 청약기회도 총 2회로 제한하되, 동일 평형대 청약당첨은 1회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유형 모기지 주택과 토지임대부 주택 등 처분이익 공유형 주택공급 확대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수익공유형 모기지 주택의 연평균 주거 비용이 전세 대출보다도 저렴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