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달래기 나선 정부 "규제혁신·中企 인력난 해소"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다섯번째)이 20일 서울 종로구 일자리위원회에서 열린 경제단체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영계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불과하고 고용률도 67.0%로 감소한 가운데 민간기업들의 손을 빌려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로 일자리위원회에서 일자리위원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함께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고용노동 현안 관련 경영계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김영주 고용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의 고용노동 관계부처장들과 함께 손경식 경총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김준동 대한상의 부회장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영계 인사들은 최근 일자리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조선업 등 일부 산업의 경기 부진과 인구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최저임금 인상 역시 경제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특히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우려를 표하면서 최근 입법예고된 최저임금법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유급휴일이 최저임금법 위반을 가리는 근로시간 산정시 포함되는 데 따른 문제점도 제기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이 안건이 부결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의 공정성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김영주 장관은 "최저임금 적용 노동자는 보호 필요성이 높은 계층이라는 점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차등적용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최저임금 제도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는 법률개정 사항이므로 국회 논의시 적극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대신 "기업의 혁신성장을 이끌 수 있는 인재 양성, 규제혁신 등을 통한 투자여건·일자리창출 여건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경영계도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경영계는 한 목소리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관광산업 등 서비스산업 발전에 집중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규제혁신과 기업인 사기 진작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경식 회장은 "현재의 일자리 창출 문제는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혁신을 과감히 추진해야 하고, 기업의 사기 및 투자심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목희 부위원장은 규제 혁신을 두고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규제가 아니라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과감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고용 창출에 있어 기업인의 사기도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참석자들은 노동력을 구하기 힘든 중소·중견기업의 인력난 해결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청년들이 중소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준동 대한상의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청년들이 취업하기 좋은 기업을 종합적으로 평가·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택 회장과 김준동 부회장은 청년 창업의 활성화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지역·업종별 맞춤형 일자리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성현 위원장 역시 한국은 지역별로 업종이 배치돼 지역·업종별 맞춤형 일자리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영주 장관은 "지방 구인난 개선을 위해 지방 소재 중소기업의 취업여건 개선정책을 검토하겠다"며 "폴리텍대학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훈련과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장관은 근로시간 52시간 제도가 연내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0년부터 단축에 들어가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TF(태스크포스) 등을 통해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성택 회장은 "2022년 말까지 노·사 합의시 30인 미만 사업장에 허용되는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추가 연장해 주는 등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분 역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경식 회장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도의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김영주 장관은 현재 탄력적 근로시간제 실태조사를 실시중이며 연내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성현 위원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감소 문제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