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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농산물 PLS' 연착륙 방안 찾아야

광화문 머니투데이 채원배 산업2부장 |입력 : 2018.08.22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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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일이 불과 4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해 당사자들이 일제히 반발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머니투데이가 21일 보도한 '농산물 PLS'다. 일반인들에게 낯선 단어지만 농가와 수입업체, 식품업체, 우리 식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다시 한 번 이 제도를 간략히 소개하면 PLS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잔류허용기준이 있는 농약은 기준에 따라 관리하되 등록되지 않은 농약은 0,01PPM이하만 허용하는 제도다. PLS(포지티브리스트시스템) 이름 그대로 허용된 물질만 관리하고 그 외에는 사실상 불검출을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미등록 농약을 쓰거나 잔류농약 기준치를 초과하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량 반송돼 폐기 처분된다. 정부가 내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려는 취지는 식품 안전이다.

먹거리 안전을 위한 것인데, 왜 관련 업계들은 걱정하고 반발할까. 처음에 차(茶) 수입업체로부터 '농산물 PLS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든 생각이다.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인데 업체들의 앓는 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식품업계와 농가 등의 얘기를 더 들어보니 문제가 심각했다. 한마디로 PLS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 업체와 농가 등이 일부러 안 한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준비하기가 어렵다. 수십만 건의 잔류농약 허용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등록된 건수는 7000여건에 불과하고 사용농약에 대한 정보파악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의 PLS가 결과적으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무시(?)한 측면도 있다. '차(tea) '와 '허브'에 대한 한국과 EU(유럽연합)의 농약관리대상을 비교해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현재 국내 차 분류에 등록된 농약은 41종이고, EU의 'tea' 분류에 등록된 농약은 477종이다. 또 EU의 '허브'분류에는 476종 농약의 잔류허용기준(MRL)이 설정돼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허브'라는 분류가 존재하지 않아 허브에 사용되는 농약성분 기준이 아예 없다. EU에 등재돼 있는 농약이라고 하더라도 허브 수입업체는 잔류허용기준을 신청해야 하고 각각의 성분을 하나하나 등록해야 한다. 잔류허용기준 신청은 1건당 500만원으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밖에 없다.

PLS가 이대로 시행될 경우 소규모의 차 수입업체는 도산 가능성까지 걱정한다. 선적품이 여러 차례 불합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농가, 농산물 수입업계도 한숨을 쉰다.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가공식품의 경우 연쇄적인 가격인상이 예상된다. PLS 기준에 맞추기 위한 수입 원재료 수급 비용이 증가하면 식품업체들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강행하기보다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먹거리 안전 문제를 등한시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EU와 미국 등에 등재돼 잔류허용기준이 있는 농약들은 이를 근거로 정부가 직권 등록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와 농가의 요구대로 적용대상에도 유예를 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중소 수입업체와 식품업체 등의 경영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이 분야의 일자리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당정청은 최근 고용쇼크가 최악의 국면을 맞자 긴급 대핵회의를 갖고 하반기에 4조원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재정 투입에 앞서 PLS와 같은 내수와 일자리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제도 정비부터 해야 한다.

[광화문]'농산물 PLS' 연착륙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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