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물 부족해서"…70대 엽총 난사해 2명 사망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1일 오전 9시15분쯤 김모씨(77)가 경북 봉화군의 한 사찰과 소천면사무소에 침입해 엽총을 발사했다. 이 사고로 사찰 스님이 다치고 면사무소 직원 2명이 숨졌다. 사진은 김씨가 발사한 총알이 뚫고 나간 면사무소 창문의 모습. /사진제공= 뉴시스

/삽화= 임종철 디자인기자

폭염 속 물 문제로 이웃과 다투다 화가 난 70대 남성이 사찰과 면사무소에서 엽총을 난사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봉화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1분쯤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김모씨(77)가 사람들을 향해 "손들어"라고 외친 후 미리 준비한 엽총을 발사했다.

이 사고로 면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던 민원담당 직원 손모씨(48)와 이모씨(38)가 총에 맞아 가슴 등에 큰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닥터헬기와 소방헬기로 인근 안동병원으로 옮겨됐으나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김씨는 앞서 오전 8시쯤 파출소에 들러 유해조수구조 용도로 보관된 엽총을 찾은 뒤 오전 9시15분쯤 봉화군 소천면의 사찰에 침입해 스님을 공격했다. 김씨가 쏜 총에 어깨를 다친 스님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오전 9시15분쯤 김모씨(77)가 경북 봉화군의 한 사찰과 소천면사무소에 침입해 엽총을 발사했다. 이 사고로 사찰 스님이 다치고 면사무소 직원 2명이 숨졌다. 사진은 김씨가 발사한 총알이 뚫고 나간 면사무소 창문의 모습. /사진제공= 뉴시스

김씨는 면사무소에서 총기 난동을 부린 직후 면사무소 직원과 민원인들에게 제압돼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김씨의 엽총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 봉화로 귀농한 김씨는 평소 물 문제로 스님과 다툼이 잦았다. 사찰 쪽에서 내려오는 물을 당초 2가구가 사용했는데 2가구가 새로 전입오며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 특히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식수 등이 부족해지자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김씨는 면사무소에도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전에도 면사무소를 찾아 하소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