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또 청신호…最長 강세장에 저축까지 증가

미국 경제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수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3%에 육박하고, 실업률은 18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경제 자신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역대 가장 긴 강세장을 누리고 있다. 여기에 저축률까지 높아지면서 미국 경제에 또 하나의 청신호가 켜졌다.

◇뉴욕증시, 역대 최장 강세장


최근 뉴욕증시는 미국 경제의 이런 견조한 성장세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낙관적 경제 전망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2009년 3월 9일 강세장에 진입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일(현지시간)까지 3452일(약 9년 반) 동안 강세장을 유지했다. 역대 최장 강세장 기록과 동일하며 22일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통상 강세장은 주가지수가 직전 저점에서 20% 이상 오른 상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뉴욕증시에서 강세장이 가장 길게 이어졌던 시기는 1990년 10월부터 2000년 3월까지였으며, 이후 '닷컴버블(기술주 급등)' 붕괴로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다만 이번 강세장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나 경제 성장이 아닌 양적완화나 감세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강세장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UBS자산운용의 배리 길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강세장은)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강세장"이라며 "강세장이 비정상적인 규모의 양적완화로 인해 형성됐다는 회의론이 강하다"고 했다.

◇저축률도 상향조정, 경제가 강해졌다는 신호


여기에다 미국 경제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신호도 나왔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최근 올해 1분기 개인저축률 통계를 기존 3.3%에서 7.2%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1990년대 평균 저축률인 6.4%보다도 높으며, 최근 저점인 2005년의 2.5%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연율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6135억달러 규모의 저축이 늘어난 것으로, 포드자동차의 픽업트럭 'F-150' 2000만대나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X를 6억대를 살 수 있는 돈이다.

보통 경기 호황기에는 저축 대신 소비가 늘어난다. 일자리가 넘치고 자산 가격이 올라 지갑이 두둑해진 미국인들이 저축을 늘린 것이 이례적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를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된 세계금융위기에 대한 학습효과로 분석한다. 개인들이 혹시 모를 경기 침체를 예상해 저축을 늘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미국은 지나치게 낮은 저축률이 문제가 돼왔다. 경제학자 조엘 나로프는 "최근까지 미국 소비자들이 거의 탭아웃(도박에서 돈을 모두 잃는 것) 상황에 빠졌으며, 이 때문에 미국 경제를 어둡게 전망했다"면서 "하지만 (저축률 상승으로) 훨씬 덜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수석 경제학자 마이클 페로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금융위기 전 지금과 같은 경기 상황이었다면 저축률이 2% 안팎에 그쳤을 것"이라며 "저축률 상승으로 미국 가계의 사정이 과거 경기 침체 상황보다 여유가 있게 됐으며, 이는 미국 경제가 더 강해졌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