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장관사퇴 언급·교육부 무용론' 한 목소리로 질타...흔들리는 '김상곤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첫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과 관련 교육부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결정장애'를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부가 공론화위원회와 국민에게 대입 문제를 떠넘기면서 교육혁신 후퇴는 물론 존재감이 없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교육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이번 대입개편안으로 사실상 물건너 간 공교육 정상화 공약 포기 여부를 추궁했다.


◇'결정장애' 교육부 존재 이유는?...비판 '봇물' = 교육부가 이번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 결정과정에서 국가교육회의와 공론화위에 정책 결정을 미루는 모습을 보이면서 무능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주 민주주의, 폭탄돌리기, 책임회피와 보신주의라는 비판 많이 받았을 것"이라면서 "보수나 진보 할 것 없이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이야기했지만 문제의 핵심은 교육부 결정사항을 공론화위로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가) 수능 전형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재정지원을 연계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포스텍은 따르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종교·예체능 대학을 빼면 17개 대학이 수능 30% 이상 대상인데, 주요 대학 중 이탈을 막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권고 사안이지, 의무적인 사항은 아니다"며 "대학 자율권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대학 자율권을 존중한다면서 논란을 만든 것뿐이라면 개편안 결정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며 "무엇하러 논란을 이제까지 만들면서 왔으며, 공론화로 국민 뜻 모으고, 대학은 대학 자율이라고 말하면 교육부는 왜 존재하는 것이냐"고 몰아부쳤다.

이에 김 장관은 "대학들이 권고를 존중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난 17일 저와 대학교육협의회장단과 면담에서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학들이 교육부의 권고안을 따를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부 정책이 없고, 교육부가 안 보인다"며 "공론화를 통해 갈팡질팡 하면서도 결국 수능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 유지, 정시 확대 등 애초 공약과는 다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로 반대로 가도 이렇게 반대로 갈 수 없다"며 "이 교육 현실에서 목적이 잘못된건가? 현실이 잘못된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기본 정책 뼈대는 책임을 지고, 정부와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게 국민 의견 수렴하는 것이지 기본 뼈대 조차 국민에게 던져버리는 건 교육공약에 대한 폐기나 현장에게 동떨어진 방향에 따라 정해진 잘못된 목표설정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러니까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기본적 지향성과 구체적인 정책 결정을 시행하는 데 있어 국민의견을 모아 눈높이게 맞게 해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공교육 정상화 후퇴?...김상곤 "부작용 조정한 것" = 이날 교육위 회의에서는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개편 최종안에 정시 30%이상 내용을 담을 것을 두고 공교육 정상화 후퇴에 설전도 오갔다.

김 부총리는 이같이 정시비율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급격한 변화속에서 나오는 부작용을 조금 조정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안정적인 대입개편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부총리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이 고교정상화 기조 후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개인적으로 수능 절대평가를 비롯 고교정상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입에서 수시와 정시의 구분속에서 수시가 급격하게 증대하면서 정시가 너무 반대로 급격하게 축소되는 관련해서 부작용을 생각할 수 있고, 학부모들께서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면도 있다"면서 "공론화위원회에서도 그런 국민들의 여론이 반영된 결과(안)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대입 개편안이 공교육정상화 기조 후퇴나 사교육 시장 확대와 같은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잘못된(오해) 신호가 나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고, 공교육 정상화 신호가 제대로 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의 적정한 정시 비율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정시 30%이상이 적정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론화위에 요청한 대입개편안 결과 데이터가 계속 제공되지 않자 "교육위원회에서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하며 한때 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데이터들은 이미 공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회 후 회의가 재개되는 등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교육부의 자료제공에 대한 비적극적인 태도가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