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이자수익' 쌍두마차 증권사 상반기 실적 견인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올 상반기 증권사의 실적 호전을 이끈 원동력은 주식 매매 수수료와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고 거둔 이자 수익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 조정으로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 흔들리고 있어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증권사(12월 결산법인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는 총 2조691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8706억원)보다 45.7% 증가했다.

또 주식 매수 자금 대출 등을 통해 거둔 신용공여 이자 수익은 올 상반기 총 87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11억원)에 비해 38.5% 늘었다.

반면 IB(투자은행) 사업에서 거둔 수익(인수 및 주선 수수료와 매수 및 합병 수수료)은 올 상반기 7925억원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8159억원)보다 2.9% 감소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증권업계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데 주식 거래량 확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올 상반기 증권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반기 순익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 (7,480원 ▼150 -1.97%)는 브로커리지 수수료로 2838억원, 신용공여 이자로 1431억원을 거둬 지난해보다 각각 54.0%, 46.1% 증가했다.

NH투자증권 (10,990원 ▼130 -1.17%)과 삼성증권 (36,200원 ▼300 -0.82%)은 올 상반기 신용공여 이자가 지난해보다 각각 51.1%, 55.4% 증가하며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2493억원을 거둬 지난해보다 79.1%나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브로커리지와 이자 수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41.8%, 43.3% 증가했고 하나금융투자 이자 수익도 지난해 대비 67.6% 급증했다.

온라인 주식시장 강자인 키움증권 (119,300원 ▼5,700 -4.56%)은 올 상반기 1379억원의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거둬 지난해 상반기보다 70% 가량 끌어올렸다.

하지만 하반기 증권사 표정은 밝지 못하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던 주식 거래량과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증시 조정과 맞물려 급감하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엔 전통적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와 이자 수익이 급감할 것"이라며 "시황에 덜 민감한 IB 부문에서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려 이익 감소를 방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