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상위 40% 소득 는 이유 보니…취업자 늘고 임금도 상승

지난 2분기 소득 상위 40%만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40%만 가구원 가운데 취업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하위 60%의 경우 취업자 수가 감소하면서 소득 역시 감소했고, 소득 양극화는 2008년 금융위기 이래 가장 악화됐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2인 이상 전국 가구(농어가 제외)의 월평균 소득은 453만1000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했다. 증가율은 1분기 3.7%보다 높다.

소득 증가는 고소득층에 집중됐다. 5분위(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913만4900 원으로 10.3% 증가했다. 4분위(상위 20∼40% 구간)의 월평균 소득은 4.9% 증가한 544만4200 원이었다.


나머지 1분위(하위 20%), 2분위(하위 20∼40% 구간), 3분위(상위 40∼60% 구간) 소득은 모두 감소했다. 1분위는 7.6% 감소한 132만4900 원, 2분위는 2.1% 감소한 280만200원, 3분위는 0.1% 감소한 394만2300 원이었다.

소득분배 지표는 악화됐다. 가구원 수 증가에 따른 소득 증가 효과를 배제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이용한 5분위 배율(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은 5.23으로 2분기 지표로는 2008년 2분기 5.24 이후 가장 높았다.

소득 양극화가 악화된 것은 산업 구조조정과 내수 부진 등으로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저임금이 인상돼 근로소득이 증가했지만, 일자리를 잃은 가구는 소득이 급격히 감소했다.

소득 분위별 근로자 가구주 분포(%)

특히 4,5분위(소득 상위 40%)의 소득이 증가한 것은 해당 분위에서 취업자 수가 증가한 데다 사업장 평균 임금이 올라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고용노동부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전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각각 3.9%, 5.0% 상승했다.

또 5분위 가구의 평균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2.09 명이었다. 4분위 가구 취업자 수도 2.5% 증가했다.

반면 소득이 감소한 계층은 모두 취업자가 감소했다. 소득 1분위 가구에서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한 0.68 명에 머물렀다. 2분위와 3분위 가구의 취업자 수도 각각 4.7%, 2.1% 감소했다.

결국 고용 둔화가 소득 양극화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2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은 10만1000명에 불과했으며, 특히 농가를 제외하고는 3만3000명밖에 늘지 않았다.

가구주가 근로자인 비율은 떨어졌다. 이번 2분기 전체 가구 가운데 가구주가 근로자인 비율은 59.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1분위의 경우 가구주가 근로자인 경우는 32.6%로, 10.6%포인트 하락했다. 5분위는 73.2%로 2.5%포인트 하락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낮았다. 가구 월평균 소득에서 근로소득은 66.9%를 차지한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가구주가 고용 시장에서 탈락한 가구의 경우 1분위로, 가구주는 고용을 유지했지만 다른 가족 구성원이 고용시장에서 탈락하는 가구는 2분위나 그 아래로 이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금과 이자 부담은 늘고 있다. 2분기 가구 지출 가운데 소득세, 재산세 등 경상 조세는 월평균 15만6300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증가했으며, 이자비용은 10만3000 원으로 26.5% 증가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효과를 제외하고, 세금으로 나간 돈을 뺀 실질 처분가능 소득은 0.1% 감소했다. 2016년 4분기 이래 7개 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약 8000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가구주 연령은 평균 52.8세였다. 1분위가 62.5세로 높았고 2분위는 52.8세, 3분위는 49.1세, 4분위는 49.4세, 5분위는 50.1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