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中 아프리카돼지열병, 한국 전염 우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중국 중부 허난성의 한 돼지 농장의 모습. /AFPBBNews=뉴스1

유엔(UN) 산하 기관인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AO는 특히 한반도와 동남아시아가 전염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28일(현지시간) FAO는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전역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국경을 넘어 인근 아시아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중국과 돼지고기 교역량이 많은 한반도와 동남아시아로 전염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약 5억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세계 최대의 양돈국가이자 돼지고기 최대소비국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3일 중국 북부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견된 뒤 타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중국 중부 허난성에서 발생됐고, 중국 동부 장쑤성을 거쳐 동남부인 저장성까지 확산됐다. 랴오닝성과 저장성은 약 1000km 떨어져 있다.

중국 당국은 감염이 확인된 지역의 돼지 운송을 금지시키고 운송 중인 돼지들의 검역을 강화하는 등 긴급조치에 나섰다. 지금까지 2만4000여마리 돼지를 살처분하기도 했다.

FAO 측은 "현재 중국 당국과 긴밀한 협조 아래 확산 억제를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도 "다만 돼지의 유통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법 운송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가축전염병예방법 상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급성형은 100%, 보통형은 30~70%에 이르는 폐사율을 보인다.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발생시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살처분하는 방법밖에 없다. 매우 춥거나 더운 날씨에서도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으며, 살아있는 돼지만이 아니라 돼지고기를 가공해 말린 제품을 통해서도 전염이 가능하다.

FAO는 "이번 경우에는 살아있는 돼지보다 돼지고기 가공제품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질병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