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의 ‘현대 매직’, 베트남서 통했다

지난 6월 18일(현지시간) 베트남 닌빈성에 위치한 현대탄콩 합작법인(HTMV)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탄콩

현대자동차의 베트남 합작법인이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2배 늘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6월 베트남 현지 공장을 직접 챙기며 생산 독려에 나섰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트남 현지 기업 탄콩그룹의 생산합작법인 HTMV은 올 1~7월 2만8246대를 생산·판매했다. HTMV는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CKD(반조립제품) 방식으로 차량을 생산한다.

현대차는 탄콩에 차량 위탁 생산을 맡겼으나 지난해 3월 탄콩에게 HTMV의 지분 50%를 인수를 하는 방식으로, 총 자본금 66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세웠다. 현대차가 동남아에서 현지법인과 합작법인을 세운 사례는 HTMV가 처음이다.

지난해 5월부터 차량 생산을 시작한 HTMV는 2017년 월평균 2000여대를 생산했으나 올해 생산량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최근 석 달 동안은 월 5000여대를 생산하며 판매에 탄력이 붙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5만대 생산까지 바라볼 수 있다.

정 부회장도 베트남 생산법인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HTMV를 직접 방문해 조립라인 등을 점검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현지 근로자들과 공장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며 베트남 현지 근로자의 복지 등을 강조했다.

지난 6월 18일(현지시간) 베트남 닌빈성에 위치한 현대탄콩 합작법인(HTMV)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근로자들과 공장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탄콩

이와 함께 제2조립공장 부지를 방문해 생산설비 확대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과 탄콩그룹은 지난 3월 제2조립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제2조립공장이 완공되면 HTMV의 생산량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올 1월 미국 ‘CES 2018’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다 중요한 시장이고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일본업체들이 장악을 하고 있지만 확실한 전략이 있으면 들어가 점유율 25%는 바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대차 (242,000원 ▲500 +0.21%)와 탄콩은 두 개의 공장을 확보하고, 2021년 베트남 1위의 자동차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탄콩의 베트남시장 점유율은 현재 20%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 ‘그랜드 i10’이 올해에만 1만대 이상 판매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베트남을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일본 자동차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베트남은 일본차의 영향이 낮은 특징이 있다. 특히 올해부터 베트남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내 완성차 관세 철폐가 적용됐다

아세안은 현대차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시장 분석 전문업체인 BMI에 따르면 아세안(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 기준)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1만대에서 2020년 395만대, 2022년 454만대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중 일부를 동남아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그 간 중국 공장 생산물량을 모두 중국 내에서 소화했으나 쌓인 재고 물량 해소를 위해 동남아로 차량을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