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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용 입는 로봇, 납품 받는 곳이 없어요"

장재호 FRT 대표, 공인평가·조달리스트 등 체계 전무…레저·실버시장부터 공략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8.09.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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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하이퍼 R1’/사진=FRT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하이퍼 R1’/사진=FRT

“공들여 만들었지만 팔 수 없었다.”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기술로 창업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로봇그룹 수석연구원 출신 장재호 FRT(Field Robot Technology) 대표는 이제는 체념한 듯 담담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FRT는 현장 작업자용 웨어러블 로봇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장 대표는 생기원 입사 후 9~10년간 웨어러블 로봇 연구 한길을 걸어오다 지난 2015년 FRT를 창업하고 본격적인 기술사업화에 뛰어들었다.

‘유압구동식 웨어러블 로봇’과 관련한 정부 과제를 현대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등의 대기업들과 함께 기획·수행하며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고, 외국에서 웨어러블 로봇 시제품을 빠르게 내놓기 시작하자 시장선점의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겨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장재호 FRT 대표/사진=FRT
장재호 FRT 대표/사진=FRT
“오랜 기간 적잖은 정부 예산이 들어갔는 데 사업화가 늦어지면 기대했던 투자 효과를 거두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에 국가 R&D(연구·개발) 과제는 지금처럼 기술이전이나 사업화를 위한 후속 투자에 소극적이여서 연구소 내부에선 어렵겠다고 판단한 거죠. 그래서 창업한 겁니다.”

그가 동료 연구진들과 함께 개발한 대표적인 외골격 로봇을 꼽으라면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하이퍼(HyPER) R1’을 들 수 있다. 소방관들의 다리에 부착하는 ‘하체 강화형’ 로봇이다. 실제 상용화를 위해 방위산업체 LIG넥스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무거운 방화복을 입고, 11kg이 넘는 산소통과 방화·응급의료장비를 넣은 백팩까지 매고 고층빌딩 화재 진입에 나섰다고 해보죠. 10층 이상 올라가는 건 체력적으로 무리입니다. 하지만 로봇을 착용하면 더 높은 층까지 생존자 수색이 가능합니다.”

그의 로봇이 큰 이목을 받으면서 당시 약 400억원 규모의 소방용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열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장 대표가 만든 소방관용 로봇 모델은 창고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상태다.

“소방청이 조달청에 구매를 요구해야 하는 데 신규장비 품목 리스트에 이 제품(소방관용 웨어러블 로봇)이 들어가 있지 않아 납품할 수가 없었죠. 리스트에 등록하기 위해선 관련한 공인시험평가결과나 정부 인허가 등이 있어야 하는 데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그런 체계가 아예 없다보니 사실상 정부조달시장 진입은 현재로서는 힘든 상태입니다.”

장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지주와 포스코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를 획득, 레저와 실버시장 쪽으로 출로를 찾고 있다.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기존 기술을 응용한 3개의 레저·실버용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레저용 제품은 등산화에 부착하는 형태로 하산시 무릎관절에 부담을 덜 주는 효과가 있다. 실버용은 근력이 부족한 노약자나 일반적으로 보행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보급형 보행로봇이다. FRT는 비교적 저렴한 센서와 소재를 사용해 현재 생산단가를 500~800만원으로 낮추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나아가 제작비를 100~200만원대로 낮추는 목표로 2차 연구를 지속중이다.

“지금 당장은 시장이 없지만 고령층에도 얼리어답터들이 있잖아요. 그분들을 우선 공략해 시장을 차츰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써보신 얼리어답터들을 대상으로 시험평가를 진행해 성능을 개선하고, 가격도 낮추고, 디자인 부분도 함께 고려한다면 향후엔 일반인들도 사고 싶은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만들어질 겁니다.”

류준영
류준영 joon@mt.co.kr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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