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산, 독일 기업 5곳 인수…美·中 무역갈등에 유럽으로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일본전산이 독일 MS 그라스너 인수를 발표한 성명서. /사진=일본전산 홈페이지

전자부품제조업체 일본전산이 내년 초까지 산업용 로봇의 부품 및 기계를 제조하는 독일 기업 5곳을 잇따라 인수한다고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중 무역갈등 영향을 받고 있는 중국의 자사 생산 거점을 대체할 곳을 찾으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전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독일의 감속기(로봇 팔 제어 필수부품) 제조업체 'MS 그라스너'의 인수를 발표했다. 일본전산은 이어 9월에 다른 독일 회사 1개를 추가 인수하고, 2019년 1월에는 2개, 3월에 1개 업체를 인수해 총 5개를 인수할 전망이다. 이들 4개 업체 역시 프레스(압축 가공기계) 및 기타 로봇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일본전산과 각 업체들은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으며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인수총액이 500억엔(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일본전산은 최근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불안해진 중국 공급망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일본전산은 일본, 중국, 동남아에 총 4개의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익성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일본전산은 또 이번 인수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산업용 로봇 시장서 더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국제로봇연맹 (IFR)에 따르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판매량은 2017년 기준 전년 대비 31% 증가한 38만 7000대를 기록했다. 로봇용 감속기 시장 역시 2025년에 1조9100억원으로 규모로 성장해 2017년 대비 2.2 배 증가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 세계적으로 공장을 자동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면서 "제조업 디지털화의 선두주자인 독일 기업의 기술을 흡수하면서 일본전산이 공장 자동화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전산은 기존의 부품 사업을 로봇이나 전기자동차, 에너지절약 가전 등 기술 혁신이 진행되는 분야로 전환해 왔다. 이번 인수가 모두 성사된다면 1973년 창업 이래 인수한 회사만 65개가 된다. 이는 일본 기업 중 가장 빠른 속도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