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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지방권력의 팔꺾기 변칙

광화문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입력 : 2018.09.0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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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1일 오후 중구 한양도성 다산성곽길에서 열린 예술문화제에서 시민들이 한복패션쇼를 관람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서울 중구청과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를 공동 개최하고 지역 주민과 상생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해나가며, ‘다산성곽길 관광명소화’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2017.10.21.  suncho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1일 오후 중구 한양도성 다산성곽길에서 열린 예술문화제에서 시민들이 한복패션쇼를 관람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서울 중구청과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를 공동 개최하고 지역 주민과 상생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해나가며, ‘다산성곽길 관광명소화’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2017.10.21. suncho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봄에 성곽길에서 미니 결혼식도 열리지 않았나요. 재미있는 공연, 강연도 있었지만 놀잇감도 많아 아이들이 좋아했는데 올해 가을에는 열리지 않는다구요.”

매해 봄, 가을이면 서울 도심의 궁궐 돌담길이나 성곽길 주변에서는 잔잔한 축제가 열렸었다. 역사문화테마축제 정동야행이나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 등이 대표적. 정동야행은 4년째를 맞았었고 성곽길 문화제는 두해째로 잔잔하지만 입소문을 타던 참이었다. 하지만 올해 가을에 해당 축제들은 열리지 않는다. 내년 재개최 여부도 아직은 미지수다.

# 경기도 양평 신원역 인근에는 몽양기념관이 있다. 이념대결이 살벌했던 해방공간에서 좌우합작 운동을 벌이다 흉탄에 세상을 등진 몽양 여운형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몽양기념관에는 정작 유족들과 몽양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종사자들을 위한 공간이 없다. 지방자치단체(양평군)와 기념사업회가 사업과 운영주체를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기념관 운영을 사업회에서 군으로 옮긴 탓이다.

서울 중구와 경기도 양평군, 두 곳의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하다. 지역내 문화시설 운영과 행사의 주체인 지방권력의 교체가 있었던 점은 같다. 중구는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단체장(구청장)으로 바뀌었고 양평군은 기념사업회와 갈등을 겪었던 지자체장(군수)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출신 단체장으로 변화가 있었다.

물론 변화의 명분으로 주민들을 내세운다. 서울 중구의 축제를 주민들이 주도하도록 한다는게 가을 축제 취소의 명분이다. 정동야행은 2015년 이후로 봄, 가을로 모두 25만여명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관람객 중 구민 비율이 5% 미만에 그치는 등 구민들의 행사로 보기 어렵다는 것.

몇년째 송사가 이어져온 몽양기념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초에 문제를 제기했던 당시 양평군은 기념관과 기념사업회가 양평군 관내의 학생들과 주민들과의 소통은 멀리 한 채 명망가나 특정 진영 학자들과의 교류에만 치중한다며 문제를 삼았다. 기념사업회는 특정 정당의 당협위원장을 맡은 군수의 정치적 목적이 있다며 반발했다.

행사나 시설 운영 방침이 공감대를 얻지 못한채 급하게 바뀌면서 피해는 정작 단체장들이 위한다는 주민들이 보고 있다. 정동야행, 성곽길 축제 등의 취소 소식을 접한 주민들과 주변 상인들과 준비업체들은 ‘행사를 두어달 앞두고 갑자기 방침이 바뀌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축제에 참가하려던 청년 예술가들이나 기획자들은 가을 일거리가 사라진 상태고 동네잔치 같았던 야외 결혼식이나 미니 패션쇼가 없어진다는 소식에 아쉬워하는 다산동 어르신들도 있다. 몽양기념사업회는 양평군수가 바뀌면서 그나마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소송이 걸려있어 기념관 운영주체 선정을 위한 또다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든 지자체의 사업은 결국 주민들의 돈, 즉 세금으로 꾸려진다. 사업 타당성을 따져보는 것도 당연하다. 지역 단위의 행사라면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지방 권력 교체라는 변수 때문에 정치적인 이해타산이 우선시돼선 곤란하다. 지금은 성공적인 행사로 굳건해진 부산국제영화제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도 선거 바람을 타거나 정치적인 고려가 개입되면서 표류했던 적이 있다.

6.13 지방선거를 한달 앞둔 지난 5월19일, 성곽길 초입에서는 명함을 돌리던 현재 구청장을 포함해 중구청장 각당 후보들을 볼 수 있었다. ‘한표를 주시면 행사를 없애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하진 않았을 터.

‘지원하되 창조성을 보장하기 위해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동 이후 숱하게 들어왔다. 내 임기에 정해진 사업이 아니니 지원 자체를 없애거나 새로 판을 짜겠다는 팔꺾기 변칙이 굳어질지 걱정스럽다.

배성민 문화부장
배성민 문화부장

배성민
배성민 baes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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