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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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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매일 밤 거리에서선 전쟁이 벌어진다. 택시에 올라타려는 사람과 거부하는 사람. 수십년째 승차거부가 계속되지만 당국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질 않는다. 해결을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의지가 없는 것일까. 시민의 불편은 끝없이 이어진다. 난제인 승차거부의 문제를 다각도로 들여다 보고 해법을 모색해 봤다. 


2.2만대 택시는 신데렐라? 자정만 되면 사라진다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①심야 수요-공급 불균형, 승차거부 양상도 달라져
[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승차거부(콜 거부 포함)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심야 시간대에 실제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서울 택시가 불과 2만6000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급 가능한 차량의 절반에 그치는 수치로 택시 공급의 기형적 상황을 보여준다. 택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자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3일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가 서울시택시정보시스템(STIS)을 이용해 올해 상반기 택시 공급 추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각 시간대별 실차운행(승객을 태운 영업)을 하는 개인·법인택시 평균 대수는 2만1921대로 집계됐다. 1시간에 한 번이라도 승객을 태우고 운행한 택시를 말한다.

일평균 택시 실차운행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간대별로 약 2만2000~2만4000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오후 9시부터 늘어난다. 야근과 저녁 약속 등을 마친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거리로 나오면서다. 오후 9~10시 2만5614대를 비롯해 △오후 10~11시 2만6243대 △오후 11~12시 2만6240대 △오전 0~1시 2만5565대의 택시가 승객을 태우고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시민은 수십 년째 택시를 잡지 못해 불편함을 호소한다. 수요가 몰리는 심야시간에 이런저런 이유로 택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STIS에 따르면 하루 평균 공급되는 택시는 약 4만8000대다.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2만2000대가량 택시가 밤 시간대에 손님을 태우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 많은 택시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밤 깊어질수록 '택시 운행'↓…개인·법인마다 이유는 제각각

올해 6월 말 기준 서울시 전체 등록 택시는 개인 4만9242대, 법인 2만2603대 등 총 7만1845대다. 개인택시는 부제로 매일 약 1만3000대가 번갈아 빠져 하루 최대 약 3만6000대가 운행(오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가능하다. 부제는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개인택시 전체를 3개 조로 나눠 1개조씩 이틀에 한 번씩 쉬도록 하는 제도다.

여기에 법인택시 2만2000여대를 더하면 서울에서 하루 최대 공급 가능한 택시는 약 5만8000대에 이르지만 실제로는 4만8000여대가 투입된다. 물론 이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서울시는 공급 과잉으로 보고 20년간 1만대를 줄일 계획이다. 문제는 특정 시간대에 나타나는 수요·공급 불균형이다.

택시 공급은 심야에 급격히 떨어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마지막주 오후 11시 기준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공급은 전체 운행 가능 대수의 각각 50%, 60% 수준에 그친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수요가 심야에 굉장히 많은데 반해 택시의 공급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법인택시의 경우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수입에 운전할 기사마저 모자란다. 전국적으로 택시 1대당 근로자 수가 1.22명에 그쳐 2교대 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들이 회사에 내야 하는 평균 13만원가량의 사납금의 압박은 심야 시간대 승차거부와 콜 거부를 심화시킨다.

개인택시는 영업시간을 강제하지 못하다 보니 심야 운행 비율이 낮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피로하고 취객을 상대해야 하는 심야 운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대다수의 개인택시 기사들은 퇴근 시간인 오후 7~8시까지만 영업을 하고 귀가한다. 이런 배경에는 서울의 개인택시 기사 가운데 67.9%가 60대 이상인 '고령화'의 영향도 있다.

◇택시기사 75%가 앱 영업…승차거부의 진화는 무죄?

특히 오늘날 승차거부는 '콜 거부'로 진화했다. 명백한 불법인 승차거부에 비해 콜 거부는 한결 부담이 덜하다. 대부분 택시기사들이 승차거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적발시 면허가 취소될 위험이 있는 승차거부 대신 콜 거부로 얼마든지 승객을 골라 받을 수 있다. 승객을 가려 받는 행위는 같지만 콜 거부는 승차거부와 달리 불법이 아니다.

전국 택시기사 약 28만명 가운데 21만명이 카카오택시를 이용한다. 이 같은 승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손님의 목적지를 미리 알 수 있다.

현장은 빠르게 변하는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여전히 택시정책을 '전통적' 승차거부 관점에서 세우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승차거부 '삼진아웃제'를 강화하겠다며 각 구청에 있던 택시기사 처분 권한을 시청으로 일원화한 게 대표적이다. 평소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정모씨(32)는 "최근 몇 년 간 길에서 승차거부를 겪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오히려 앱으로 택시를 잡을 때 한참씩 잡히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심야 택시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요·공급 불균형 해소와 콜 거부 방지를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기정 연구위원은 "심야라는 특정 시간에만 택시가 모자라고 주간에는 빈 차가 오히려 많기 때문에 기본 요금과 심야 할증 인상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의 경우 심야 할증의 요금이 비싸고 적용 시간도 길다"고 말했다.

송제룡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연구실장은 "콜 거부를 규제하는 방안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며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으면 심야에 승객을 골라태우는 사례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최동수 기자



당근도 채찍도 안먹히는 고질병 '승차거부'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②1994년부터 '불법 규정', 땜질식 처방에 아직도…
서울역 근처에서 택시들이 탑승객을 기다리며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사진=뉴시스
서울역 근처에서 택시들이 탑승객을 기다리며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사진=뉴시스
승차거부는 택시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919년 '경성택시회사'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처음 등장한 택시는 경제가 활력을 띄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서민의 발로 자리 잡았다. 1986년 서울 택시의 연간 수송 인원은 100만명에 이르렀다.

택시 이용이 크게 늘며 승차거부 문제도 함께 불거졌지만 수십 년째 해결 방안은 오리무중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지만, 현장에선 외면받기 일쑤다. 그사이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됐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 승차거부가 불법으로 규정된 것은 1994년 8월 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서다. 이듬해 2월 4일부터 전국에서 택시의 승차거부 행위가 금지됐지만 20여년이 지났어도 거리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진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택시 승차거부와 관련해 접수된 민원은 불친절(33.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0.8%(6909건)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총 2만2009건에 달한다.

1982년 불법으로 규정된 이후 오늘날에는 자취를 감춘 합승제와 다른 양상이다. 이 때문에 그간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승차거부 대책의 진정성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향한다. 근본적 원인을 외면하고 땜질식 처방만 내놨다는 비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승차거부를 잡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했다. 승차거부의 가장 큰 원인을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수익 구조에 두고 요금 인상을 꾸준히 추진한 것이 대표적 유인책이다.

서울시의 경우 1988년 기본 거리 2㎞당 800원이었던 것을 2001년까지 1600원으로 꾸준히 인상한 것을 비롯해 △2005년 1900원 △2009년 2400원 △2013년 3000원으로 요금을 올렸다. 최근에는 기본요금을 최대 750원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기본요금 인상은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수익 구조는 아직도 문제고 출근 시간과 심야에 몰리는 수요는 감당이 안 된다. 실제 하루 대부분이 목표 실차율 50%를 밑돌며 빈 차로 다니는 서울 택시들은 출근 시간과 심야에만 60%를 넘어가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이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본요금이 아닌 심야 할증요금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할증이 시작되는 시간을 앞당기고 과금 비율도 높이자는 것이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정작 택시기사들이 운행을 피하는 것은 심야이기 때문에 기본요금을 올려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5년과 2016년 서울시가 야심 차게 내놓았던 '택시 해피존'도 흐지부지 사라졌다. 심야에 강남과 종각 일대에서 특정 승차지점을 운영한 시도였다. 해피존에서 승객을 태우는 택시기사에는 3000원가량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무원이 현장에 나서 '계도'했지만 행정력의 한계로 지속되지 못했다.

채찍으로 쓰인 서울시의 '승차거부 삼진아웃제' 규정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모호한 승차거부 인정 요건 때문에 2015년 제도 시행 이후 퇴출당한 택시기사는 3명에 불과하다. 승차거부 대신 '디지털 승차거부'(콜거부)가 일상화되며 서울시가 내놓은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 '지브로'(Gbro)도 택시기사와 승객의 외면을 받았다.

승차거부를 없애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쉽지 않다. 택시기사들은 '바닥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며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 선거철만 되면 택시기사들의 눈치를 보는 지자체장과 정치권 때문에 변화가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2015년 서울시가 개인택시에 한 달 6일 이상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운행하도록 의무화하려 했지만, 택시기사들의 실력행사에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그간 공급을 늘리고 승차거부 단속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했지만 심야 개인택시 확대 등은 반발에 부딪혀 잘 안 됐다"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승차거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다양한 원인을 아우를 수 있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어느 사회든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수는 없는데 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요금 문제와 택시 공급 등을 다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요즘 누가 승차거부? 콜거부!"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③콜거부 '불법' 아닌 '권리'로 인식…새로운 접근 필요
[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밤 11시 30분 서울 광화문 사거리. 술자리를 마친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저마다 손을 흔들기를 30여분. '빈 차' 불이 켜진 택시들은 손님들을 힐끗 쳐다보고 그대로 지나쳤다. 가까스로 멈춰선 택시 한 대에 손님이 몸을 욱여넣자 택시기사가 묻는다. "혹시 콜 부르셨어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콜 영업이 시장을 장악하며 승차거부 양상도 달라졌다. 직접적인 승차거부 대신 '디지털 승차거부'(콜거부)가 일상이다. 단거리 승객의 택시 잡기는 더 어려워졌다. 장거리 승객의 콜만 골라 받는 택시기사들은 당당하다. 승차거부와 콜거부는 엄연히 다르다는 인식이다.

3일 머니투데이가 서울시 개인·법인 택시기사 100명을 상대로 인터뷰한 결과 택시기사들의 70%(70명)는 '일상적으로 콜거부를 한다'고 응답했다. '콜거부를 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19%(19명)에 그쳤다. 나머지 11명은 택시 앱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택시기사는 승차거부와 콜거부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100명의 택시기사 가운데 콜거부를 승차거부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9%(9명)에 그쳤다. 택시기사 대부분인 91%(91명)은 콜거부는 승차거부와 달리 불법이거나 비윤리적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콜거부를 정상적인 영업의 하나로 생각했다. 승객과 대면 접촉 없었기 때문에 승차거부가 아니라는 태도다. 심야 시간 승객이 택시를 못 잡아 귀가하지 못하는 결과는 승차거부와 같지만 택시기사들의 인식은 달랐다.

7년째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김민석씨(60)는 "승객에게 목적지를 물어보지도 않았고 승객이 타지도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승차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오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웬만하면 장거리 손님 위주로만 태운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이 콜거부를 서슴지 않는 이유는 기존 승차거부 규정이 손님과 접촉이 있었을 때만 적용돼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승차거부 유형은 △택시가 승객 앞에 정차해 목적지를 물은 후 승차시키지 않고 출발하는 행위 △빈차등을 끄거나 고의로 예약등을 켜고 승객을 골라 태우는 행위 △승객이 밝힌 목적지와 반대로 간다며 승차를 거부하는 행위 △택시호출 시 요청한 목적지가 탑승 후 변경됐을 때 해당 승객을 하차시키는 행위 △일행이 승차한 후 각각 하차지점이 다를 때 선 하차지점에서 모두 하차시키는 행위 등이다.

10년째 택시를 운행하는 이모씨(50)는 "앱이 없었을 때는 길거리에 나온 손님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지만 앱이 나온 이후로는 굳이 손님에게 방향을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며 "카카오앱이 나오고 손님을 골라태우는 행위가 많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앱택시 활성화에 따른 택시 운행행태의 변화와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앱을 활용해 영업했을 때가 무작위로 거리에 있는 손님을 태웠을 때보다 장거리 통행 비중이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작위로 영업을 할 때는 5㎞(킬로미터) 이하 단거리 영업의 비율이 62.5%, 10㎞ 이상 장거리 영업이 18.0%였다. 반면 앱택시 이용 영업의 경우 5㎞ 이하 단거리 영업은 24.3%, 10㎞ 이상 영업은 45.9%였다.

콜거부 문제가 커지면서 카카오택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콜 알고리즘을 변경하고 단거리 운행을 많이 한 기사에게 장거리 콜을 우선 배정해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지만 현장에서 콜거부는 여전하다. 개인택시 경력 15년차 이우석(63)씨는 "알고리즘을 바꿨다고 하는 데 영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특히 돈벌이가 그나마 되는 자정에서 새벽 2시까지는 대부분 장거리 손님만 태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콜거부도 승차거부처럼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적지를 알리지 않는 대신 충분한 보상을 줘서 택시기사들의 콜거부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싱가포르에서는 승객들이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고 택시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며 "의무적으로 목적지를 표시하도록 하는 택시앱은 시정조치를 통해 승객이 목적지를 표시할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동수 이동우 기자



"사납금 인하" vs "기사 모자라 수익난"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④비싼 사납금이 승자거부 유발 vs 등록 택시 절반도 못 굴려
[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택시 기사들이 (디지털) 승차거부를 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사납금 이상을 벌어야 하다 보니 돈이 되지 않는 단거리 주행을 선호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법인들도 할 말은 있다. '기사 기근' 현상으로 사납금을 낮추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법인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열악한 근무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이것이 또다시 기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관내 택시 기사들은 하루에 16만5000원(주·야간 평균)을 번다. 이 중 80%가량인 13만500원(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부-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중앙임금협정 기준, 주·야간 평균)을 사납금(납입기준금)으로 지출한다.

사납금은 택시법인에서 택시 운행에 필요한 정비요금, 보험료 등 운영경비를 보전하기 위해 기사들에게 받는 돈이다. 회사는 사납금의 일부를 다시 기본급으로 기사들에게 지불한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택노련) 서울지부 관계자는 "기사 1인당 사납금에서 나오는 한 달 평균 기본급이 150만원 선이며 사납금 이상으로 번 추가 수입분을 더하면 200만원에서 220만원 정도를 월급으로 받게 된다"고 말했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사납금으로 지불하다 보니 기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승차거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택시가 부족한 야간이 되면 보다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장거리 주행 외에는 승차 거부를 하게 된다는 얘기다.

전택노련 서울지부 관계자는 "비싼 사납금 때문에 먼 거리 승객만 골라 태우려는 만성적 승차거부가 생기는 구조"라고 말했다.

법인도 사정이 있다. 택시기사 감소로 영업이 불가능한 택시가 많아지고 있고 이에 따른 수입을 보전하려면 사납금 제도를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등록된 관내 법인택시 2만2603대 중 평균 실차운행대수(승객을 태우고 다니는 택시)는 절반 이하인 9330대(시간대별 평균 기준)에 불과하다.

택시사업자연합회 관계자는 "열악한 근무 조건과 박봉 등으로 택시기사들이 줄면서 택시 운행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노는 택시가 많은 만큼 법인 부담도 커지다 보니 사납금을 낮추기는 힘든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택노련 관계자는 "올 2월 기준 법인택시 면허대수는 8만8304대인 반면 운수종사자는 10만7931명에 불과해 택시 1대당 근로자 수가 1.22명밖에 안 된다"며 "효율적인 근무형태인 1일 2교대제(1대당 2.5명)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약 11만2800여명의 신규 운수종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고령화' 밤되면 사라지는 개인택시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⑤60대 이상 70% 육박, 야간 운행률↓

[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10년 차 개인택시 기사 김모씨(72)는 5년 전부터 심야 근무를 나가지 않는다. 쉬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새벽 4시에 나와서 오후 6시면 퇴근한다. 김씨가 밤 근무를 포기한 건 술 취한 손님을 상대하기 싫어서다. 술 취한 손님과 시비가 붙어 힘을 빼느니 차라리 돈을 좀 적게 벌더라도 편히 일하고 싶은 생각이다.

#5년 전 개인택시를 몰기 시작한 이모씨(65)도 밤 10시 전에 퇴근한다. 야간에 돈을 더 벌 수 있지만, 새벽만 되면 피곤함이 몰려와 심야운행을 하지 않는다. 이씨에게 하루에 5만원 더 버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오래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개인택시의 심야 운행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시 전체 택시의 약 70% 가까이 차지하는 개인택시가 심야운행을 줄이며 택시의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갖은 대책에도 좀처럼 줄지 않는 승차거부와 '디지털 승차거부'(콜거부)의 숨은 원인인 셈이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등록 개인택시는 4만9242대로 전체의 67.7%다. 법인택시는 개인택시의 절반 수준인 2만2603대에 그친다.

개인택시의 심야 운행이 감소하는 건 운전기사의 고령화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개인택시 기사 4만9242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67.9%(3만3443명)로 집계된다. 70대 이상은 17.6%(8668명)를 차지하고 80대 이상도 187명이나 된다. 60대 이상 비율은 법인택시 기사(3만1958명) 46.8%(1만4964명)보다도 20%포인트 이상 높다.

실제 서울연구원이 2016년 발간한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60~64세 개인택시 기사의 운행률은 37~47%로 60세 미만 기사의 심야 운행률 53~65%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65세 이상 69세 미만 운전기사의 운행률은 27~34%, 70세 이상 17~24%로 고령 운전자일수록 심야운행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최모씨(70)는 "자녀들도 다 결혼했고 이제는 용돈이나 벌자는 생각으로 택시를 하고 있다"며 "이 나이 들어 돈 조금 더 벌자고 잠 못 자고 아들뻘 되는 술 취한 손님들을 상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개인택시의 심야 운행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시에서는 2015년 택시의 심야 운행 의무화(심야택시 할당제)를 내놓았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개인택시업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서울시는 한 달에 6일 이상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의무적으로 운행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1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었다.

일부 개인택시 기사들은 심야 운행을 자제하는 이유로 세금 문제를 들기도 한다. 현재 개인택시 사업자는 연 매출 4800만원 미만일 경우 간이과세자로 돼 있어 매출액의 0.5~3%를 세금으로 낸다. 하지만 매출액 4800만원을 초과하면 일반사업자로 분류돼 매출액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게 된다.

지난해 서울시 발표 자료에 따르면 개인택시는 월 250만~350만원의 수입이 전체의 3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만~250만원(14.2%), 350만~400만원(12.9%) 등이 뒤를 이었다. 월 4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개인택시 기사는 11.7%에 그쳤다.

개인택시 기사 김모씨(54)는 "11월 말이 되면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 4800만원을 넘을 것 같으면 아예 운전을 안 해버린다"며 "연말 심야에 택시가 줄어드는 것도 4800만원을 넘지 않기 위해 운행을 쉬는 택시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동수 이동우 기자



장거리 '천국' 단거리 '지옥'…'택시전쟁' 은평구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⑥택시기사들, 장거리·특정 지역 선호 이유 따져보니

[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법인택시 기사 권모씨(66)는 지난달 21일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서울 군자역에서 경기도 하남까지 가는 손님을 태웠다. 간만의 장거리 손님으로 운이 좋았다. 20분 정도를 운행해 1만3000원을 요금으로 받았다. 빈 차로 서울 강변역에 돌아와서 10분 정도를 대기하다 천호동에 가는 손님을 태웠다. 거리가 멀지 않아 요금은 7000원에 그쳤다.

새벽 1시 천호동 인근에서는 단거리 손님밖에 잡히질 않았다. 3명을 태웠지만 모두 5000원 이내의 짧은 운행이었다. 군자역으로 넘어오니 2시 가까이가 됐다. 면목동에 가는 8000원짜리 손님을 마지막으로 자양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날 권씨는 심야 2시간여 동안 장거리 운행 1건, 단거리 5건을 뛰었다. 번 돈은 4만원이 채 안 됐다.

#개인택시 기사 문모씨(65)도 같은 날 자정 서울 청담동에서 운행을 위해 대기 중이었다. 그때 스마트폰 택시 애플리케이션으로 경기도 용인을 가는 콜이 들어왔다. 장거리 운행이었다. 바로 승인을 누르고 달려가 손님을 태웠다. 35분 동안 운행을 해서 3만원을 벌었다. 빈 차로 성남 정자동으로 이동했다.

정자동에서 대기하니 회식을 마친 직장인이 택시를 잡았다. 목적지는 서울 화곡동으로 또 장거리 운행이었다. 50분 가까이 운전해 승객을 집에 데려다 주고 4만원을 받았다. 만족스러운 영업을 한 문씨는 곧바로 자양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날 문씨는 심야 2시간 동안 장거리 운행을 2건 뛰었다. 총수입은 7만원이었다.

택시기사들이 승차거부 혹은 '디지털 승차거부'(콜거부)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단거리보다 장거리 승객을 골라 태우는 것이 훨씬 돈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운행을 해도 장거리 승객 유무에 따라 수익은 큰 차이를 보인다.

3일 서울시택시정보시스템(STIS)에 따르면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1인당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각각 10.8시간, 9.9시간이다. 이 가운데 실제 손님을 태우고 영업을 한 시간은 개인택시가 5.7시간, 법인택시는 5.5에 그친다. 하루 운행의 절반가량은 승객이 없는 상태로 대기하는 셈이다.

실제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시간이 짧다 보니 택시기사들은 수요가 몰리는 출근 시간과 심야에 선택적 영업을 하게 된다. 장거리 혹은 다음 손님을 태우기 좋은 곳을 고른다.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이모씨(65)는 "기본적으로 수입이 너무 없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벌려고 하면 승차거부를 하고 콜거부를 한다"며 "최근에는 손님도 별로 없어서 어지간하면 다 태우지만 콜은 조금이라도 거리가 먼 곳으로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택시기사들이 기피하는 지역의 주민들이다. 머니투데이가 서울시 개인·법인 택시기사 100명을 상대로 인터뷰한 결과 가장 운행을 꺼리는 지역으로 은평구(19.6%)를 꼽았다. 이어 노원구(16.1%), 강서구(15.1%)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외곽인 데다 대부분 주거지다 보니 운행을 마치고 빈 차로 빠져나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박모씨(34)도 야근이나 회식을 한 날에는 귀가 자체가 전쟁이다. 집이 은평구 불광역 인근에 있어 택시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박씨는 "콜로 택시를 부르면 1시간 가까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어쩌다 운 좋게 도로에서 빈 차를 잡아도 집 주소를 얘기하면 기사들이 인상을 찌푸린다"고 말했다.

STIS 자료도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올해 5월 서울시 개인·법인 택시의 운행 기록을 살펴보면 '강남구 역삼동', '서초구 서초동', '관악구 신림동', '노원구 상계동'이 승하차 상위 5개 지역에 중복된다. 유동인구가 많아 승객이 몰리는 지역만 순회하며 영업하는 행태다.

고질적 승차거부 해결을 위해 택시기사들은 수익 개선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앞선 인터뷰에서 택시기사의 70%(70명)는 승차거부·콜거부 대책으로 '기본요금과 심야 할증 인상'을 꼽았다.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합승을 허용해야 한다는 대답은 각각 6명과 3명에 그쳤다.

송제룡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연구실장은 "택시 문제는 근본적으로 운전기사의 처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적정한 요금을 내고 택시를 이용하게 되면 운전자의 처우가 좋아지고 승차거부 문제 등 불법적인 행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동우 이해진 원은서 손소원 기자


면허 매매·상속 허용…과잉 공급된 택시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⑦지자체 "정부, 의지 갖고 획기적 감차 계획 내놔야"

[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고질적인 택시 승차 거부의 근본 원인은 택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택시가 너무 많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져 장거리만 고집하는 폐해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택시가 과잉 공급된 것은 정부가 택시 면허 매매와 상속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960년대 법인택시 면허의 매매와 상속을 허용했다. 개인택시 면허 매매는 1972년부터, 상속은 1981년부터 각각 허용했다.

정부는 당시 노후 퇴직금이 없는 택시 운전자들을 위해 이 같은 선심성 대책을 마련했다. 이후 택시 면허는 한 번 발급되면 매매나 상속을 통해 영구히 사라지지 않아 공급과잉의 원인이 됐다. 현재 운행 중인 택시 가운데 60~70%가 매매·상속된 택시라는 추산이다.

정부는 지난 2009년에서야 신규 발급 개인택시 면허의 매매·상속을 금지했다. 이는 기존 개인택시 면허 프리미엄을 더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더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인 택시 감차를 추진하면서 최근 개인택시 면허 매매가는 1억원을 넘어 일각에선 2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택시 과잉 공급의 부작용을 인지하고 지난 2013년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인구 등을 고려한 감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예산 배정이 쉽지 않은 탓에 실제 감차 실적은 크지 않다.

국토부에 따르면 총 감차목표는 전국적으로 2만5858대, 서울지역은 1만1831대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922대가 감차됐고, 서울에선 74대의 감차가 이뤄졌을 뿐이다. 목표의 0.63%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경우 2017년 108대, 2018년 108대, 2019년 110대 등 4년간 400대를 감차할 계획을 세웠지만, 택시업계 출연금 논란으로 실적을 거의 내지 못했다.

반면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개인택시는 안정적 일자리로 각광 받고 있다. 개인택시 면허를 사려는 사람은 늘어난 반면 팔려는 사람은 없어 택시 면허 매매가격은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이처럼 현재 발생한 대부분 택시 문제는 정부가 택시 면허 매매를 허용하면서부터 불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까지 신규 택시의 매매가 허용되면서 택시 공급 과잉이 발생했고, 이는 택시 기사의 수입을 줄이는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루 평균 13만원에 달하는 사납금을 내야 하는 법인 택시 운전기사들로서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택시 승차 거부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택시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정부가 택시 감차를 위한 단호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 예산으로는 감차에 한계가 있어 정부가 문제 해결 의지를 갖고 예산을 배정해 대규모 감차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 택시 숫자가 줄어야 택시 기사의 수익도 개선되고, 승차 거부도 근본적으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택시 숫자가 줄어야 우버를 비롯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공유 경제 산업이 기지개를 켤 여건이 마련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지자체 만의 예산이나 의지 만으로는 택시 감차는 쉽지 않다"며 "정부가 택시 숫자를 줄일 수 있도록 예산을 늘리는 등 획기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경환 기자



서울택시 매년 민원 2만건…"서비스 개선이 우선"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⑧시민들 "택시비 올려도 서비스는 그대로"
소나기가 내린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소나기를 피해 택시를 잡고 있다. /사진=뉴스1
소나기가 내린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소나기를 피해 택시를 잡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35)는 회식이 끝난 후 택시를 잡을 때마다 힘들다. 도로를 지나는 택시는 많지만 막상 사는 곳을 말하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호출하면 아예 응답조차 없다. 박씨는 "택시기사들이 목적지를 가려가면서 손님을 받는 게 짜증 난다"며 "정말 필요할 때 타지도 못하는데 택시가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이모씨(여·26)는 몇 년 전 술에 취한 채 택시를 탔던 기억만 떠올리면 끔찍하다. 택시기사가 시속 120㎞ 이상 빠르게 달리자 이씨가 "천천히 가 달라"고 요구했지만 무시당한 것이다. 이씨는 "밤늦은 시간에 여자 혼자 있는 상황에서 혹시 해코지라도 당할까 봐 어쩔 수 없이 참았다"고 말했다.

승차거부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요금 인상을 통한 기사 처우 개선이 꼽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시민들의 반발이다. 난폭운전과 거친 말투 등 불친절을 겪은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매년 서울시에 신고되는 택시 불만 건수는 2만건이 넘는다. 서울 시내에서 하루에 50건 이상 택시와 관련된 민원이 발생하는 셈이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택시 민원 신고는 총 2만2420건이다. 세부적으로는 △불친절 7567건 △승차거부 6906건 △부당요금징수 4703건 순이었다. 2016년과 2015년에도 민원 신고가 각각 2만4008건, 2만5104건 발생했다.

요금을 올리더라도 서비스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택시를 일주일에 1~2번 정도 이용하는 정모씨(50)는 "그동안 택시비를 계속 올리는 것 같은데 서비스는 그대로"라며 "인상된 물가를 고려하더라도 남는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택시의 수요 공급 불균형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 도쿄에서는 택시 요금 중 일부를 활용해 공익재단법인인 도쿄택시센터를 운영한다. 이 센터에서 상시적으로 승차거부를 단속하고 불만을 접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관할 지자체와 경찰에서 단속하지만 일시적이고 행정력의 한계로 실효성도 떨어진다.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택시 요금의 일정 부분을 거두고 정부와 사업자가 조금씩 비용을 부담해서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부나 지자체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운전기사의 처우 개선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택시 서비스를 개선하기 어렵지만 시민의 반발로 요금 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요금은 필요한 만큼 당당하게 올리고 그것에 맞게 서비스 관리·감독도 철저히 하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심야 할증 올리고 '스마트 합승'도 고민해야"



[택시전쟁, 이제 끝내자]⑨전문가들 "할증 적용구간 확대, IT기술 활용도"

[MT리포트] 밤12시 택시 못잡는 이유…"콜 거부는 승차거부 아니다?"
"우리라고 손님이랑 얼굴 붉히며 승차거부 하고 싶겠나. 다 먹고 살려고 그러는 거지."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의 한 기사식당에서 만난 개인택시 기사 이모씨(56)는 심야 택시난의 원인을 묻자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 달에 20일씩 꼬박꼬박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이 200만원 남짓인 상황에서 모든 비난의 화살이 택시기사들에게 향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 역시 승차거부와 '디지털 승차거부'(콜거부) 해소를 위해서는 현상 이면에 있는 택시 산업 전반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승차거부 적발과 단속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다. 택시기사의 처우 개선과 더불어 택시 애플리케이션(앱) 등 IT(정보기술)를 활용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택시기사들의 처우개선이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지나칠 정도로 낮은 택시 요금이 심야 택시난의 고질적 원인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선 기본요금과 동시에 심야 할증 요금 인상과 적용 구간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택시 할증요금은 외국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라며 "승객이 몰리는 밤 11시부터 할증요금을 높여주면 택시기사들도 그만큼 보상을 받을 테니 장거리 골라태우기가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는 "택시를 사회적 원칙에 준해서 운행하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요금 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심야에 20~30% 할증하면 택시 수입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이 시간대 몰리던 택시 수요도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거부를 승차거부의 하나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연구위원은 "콜거부를 못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면 된다"며 "합리적인 수준의 콜 수수료를 택시기사들이 받을 수 있게 되면 장거리만 골라 태우는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안으로 꼽히는 '카풀'(차량 동승)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단체들은 카풀이 택시의 생존권은 물론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발한다.

송제룡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연구실장은 "과잉 공급 상황에서 택시 업계가 적정한 수입을 보장받지 못하고 어렵게 산업을 유지하고 있다"며 "카풀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기보다는 효율적으로 택시가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지금도 공급이 많으니까 택시를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우버 같은 공유 경제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단거리 운영을 할 수 있는 공유 경제 차량의 합법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82년 불법으로 규정돼 현장에서 사라진 합승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IT 기술을 이용해 목적지와 방향이 같은 승객들을 매칭하고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신원도 보장하는 등 새로운 활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안 연구위원은 "일본에서도 앱을 이용한 합승 시범운영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IT 기술로 승차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우 이해진 김영상 원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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