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카카오 '미래' 있다"… 車·집 '집중공략'

김병학 카카오 AI랩 총괄부사장. /사진제공=카카오.

"집과 자동차, 2가지 공간을 중심으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카카오가 4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if kakao) 2018'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AI, 모바일메신저, 택시, 핀테크, 검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카카오의 기술과 노하우들이 소개됐다. 카카오가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개발자 컨퍼런스다.


◇"AI에 '사활' 걸었다"… 집·자동차부터 공략= 김병학 카카오 AI랩 총괄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AI 투자에 사활을 걸었다"며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 i'를 집과 자동차에서 동작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AI는 음성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개방된 공간에서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가 존재한다"며 "카카오가 음성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집과 자동차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집과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AI 플랫폼 선점을 위해 주요 기업들과 협업 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이하 현대차)와 함께 카카오i를 현대차의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적용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기술 연동이 이뤄지면 음성 명령으로 자동차 내 다양한 부품과 서비스를 제어하고, 카카오톡 송·수신이 가능해진다. 연내에 내비게이션 앱 '카카오내비'와 카카오 i 연동도 이뤄진다.

집의 경우 GS건설, 포스코건설과 협업해 카카오 i를 아파트의 기본 인프라로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경기 평택에 위치한 포스코건설의 '소사벌 더샵'이 첫 사례다. 카카오는 스마트홈 플랫폼 '카카오홈'을 선보여 협업 건설사의 주거공간이 아니어도 다양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집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카카오 i를 접목하는 동시에 서비스 안정성을 높여 카카오 i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며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AI 협업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핵심 기술의제 '안정성·사용자·데이터·도전'= 카카오가 집중하는 기술 의제도 소개됐다. 신정환 카카오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안정성 △사용자 경험 △데이터 △끝없는 도전 등 4가지를 핵심 기술 의제로 꼽았다. 신 CTO는 "일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서비스가 언제든 사용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카카오는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환 카카오 CTO. /사진제공=카카오.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신 CTO는 "카카오는 기술 개발과 적용 과정에서 기술이 사용자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집중한다"며 "이를 위해 다른 회사와 달리 기술과 UX, 디자인을 한 조직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서비스에서 모여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며 사용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술적 화두로 AI와 블록체인을 꼽으며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 AI, 블록체인과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는 카카오에 큰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개발자들과 소통을 확대하면서 기술 및 인프라 개방에 본격 나선다. AI, 핀테크 등 분야별 컨퍼런스와 기술 경진대회를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연내에 카카오 i 오픈플랫폼 공간인 '카카오 i 디벨로퍼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다양한 기술들을 오픈 API(앱 개발 지원도구)로 개방하고, 기술노하우 공유 등 후원활동에도 적극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