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워마드 청소년 접근금지?…불법정보 vs 표현의 자유 침해

일베(일간베스트)와 워마드 등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만연한 혐오표현을 유해정보가 아닌 불법정보로 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또 해당 사이트를 청소년 유해사이트로 지정해 청소년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신용현의원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공동발의를 준비 중이다.

신 의원은 "최근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인종·지역·성별·신체적조건 등에 대한 차별적·모욕적 발언으로 국민들 상호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며 "현행법은 이러한 차별적·모욕적 발언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종·지역·성별·신체적조건을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정보를 불법정보에 포함, 유통을 금지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인종·지역·성별·신체적조건 등을 이유로 반복적 혹은 공공연하게 차별하거나 이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의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신 의원은 지난달 2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일베나 워마드 등 사이트를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하고 사이트 폐쇄를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 이에 대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청소년유해사이트 지정에 대해선 당장 결정할 수 없고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여성가족부 등과 협의해 차별·비하·혐오 사이트를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가 전체 게시글의 70%가 넘으면 해당 사이트를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할 수 있다.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면 만 19세 미만 청소년은 해당 사이트에 가입할 수 없다. 다만 현재 차별.비하.혐오 정보는 음란물.사행성 게시글과 달리 청소년 유해 게시글 심의 대상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정부가 규제하거나 극단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나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이라며 "많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남혐과 여혐 표현의 경우 일부의 생각을 무작정 따라할 것이 아니라 남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여성운동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