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서 전투기 소음이…불법 개조업자 적발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페라리 차량 순정 배기장치(왼쪽)와 소음기를 제거한 배기장치.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불법으로 차량 배기관을 개조한 자동차 정비업자와 이를 의뢰한 차주 등 250명이 대거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불법으로 개조한 차량의 소음은 전투기가 이륙할 때와 비슷한 115dB(데시벨)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자동차 정비업자 A씨(44)와 차주 B씨(37) 등 250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경기도 고양시에서 자동차 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불법으로 배기관을 교체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를 비롯한 차주들은 자신의 차량을 불법으로 개조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330여회에 걸쳐 고가의 수입차에 촉매나 소음기가 장착되지 않은 배기관으로 교체해주고 총 13억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인터넷에 자신의 업체를 홍보하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차주가 원하는 배기 제품을 구해 교체작업을 했다. A씨는 개조를 하려면 해당 지자체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차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업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 없이 자동차를 개조하거나 승인 내용과 다르게 개조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자동차 소유자도 시장·군수·구청장 승인 없이 차량을 개조하면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차주는 대부분 20~40대 남성으로 대구·광주·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이 업체를 찾았다. 이들은 "배기음을 키워 주변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개조를 의뢰했다"며 "배기관 개조가 승인 대상이라는 사실을 몰랐거나 업체에 차량을 맡기면 관련 행정절차도 알아서 해주는 줄 알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이 불법 개조된 차량의 배기 소음을 측정한 결과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와 비슷한 115데시벨이 나왔다. 정상 배기관에서 나오는 소음은 70~80데시벨 정도다. 10데시벨이 올라갈 때마다 소음은 10배 증가한다.

경찰 관계자는 "촉매장치나 소음기를 제거하면 환경오염은 물론 차량 배기소음으로 운전자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며 "차량을 임의로 개조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차량 소유자가 해당 기관에 승인을 받은 후 개조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