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무색하네…美, 7월 對中 무역적자 사상 최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를 상태도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의 무역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중국과의 무역에서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치적 시련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공격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국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7월 무역적자는 501억달러(약 56조원) 한 달 전보다 9.5% 늘었다. 2015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었다. 특히 관세폭탄을 주고받은 중국, 유럽연합(EU)과의 무역에서 각각 368억달러, 17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둘 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다.


무역적자가 늘어난 것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4.2%(연간 환산)에 달할 정도로 미국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국내 생산만으로 모든 수요를 만족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7월 수입은 전달보다 0.9% 늘면서 2612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수출은 1% 감소했다. 특히 미국 농산물 가운데 최대 수출품목인 콩 수출은 한 달 전보다 16.2%(7억달러)나 급감했다.

미국의 1~7월 누적 무역적자 규모도 338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60억달러보다 7% 가까이 증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감소를 핵심 목표로 내걸었지만, 무역적자 규모는 오히려 사상 최고치로 늘었다"면서 "미국이 중국과 EU와의 무역전쟁에서 지고 있고, 콩 수출만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추가 위협을 하는 가운데 나온 지표라 더욱 주목된다"고 했다.

미국 무역적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 중인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조치의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CNN은 전날 중국산 제품에 10~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공청회가 끝나는 오는 7일,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7월과 8월 각각 340억달러, 16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도 같은 규모로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이 지난해 약 5060억달러어치의 상품을 미국에 수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의 절반에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 협상을 매우 잘 진행했다"면서 "하지만 아직 중국이 원하는 협상에 합의할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아직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중국과 계속 대화할 것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존경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거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7월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트럼프의 무역 전쟁 엄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투자회사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수석금융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목표였던 중국과 EU와의 무역적자 확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