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쇼크, 수입디젤차 판매 '뚝'…벤츠도 판매량 43%↓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최근 연이은 화재사고로 논란이 되고 있는 BMW 안전진단 미실시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명령 발효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15일 경기 고양시의 한 BMW 서비스센터에 점검을 받기 위한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잇단 화재로 리콜을 진행 중인 BMW의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520d’의 판매가 크게 줄면서 전체 수입 디젤차량 판매도 역주행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디젤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575대) 감소한 7984대가 판매됐다. 이달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9.5%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판매 감소다.

디젤차량의 판매 감소는 가솔린 차량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졌다. 지난 8월 가솔린 차량의 판매량은 9425대로 지난해 8월보다 37.9%나 늘었다. 가솔린 차량의 점유율은 49.1%로 디젤차(41.6%)를 크게 앞섰다.

디젤차의 판매 감소에는 BMW ‘520d’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520d’의 판매량은 107대로 지난해보다 88.4%나 급감했다. ‘520d’의 사륜구동 모델인 ‘520d x드라이브’는 지난달 70대가 판매됐다. 85.7% 줄어든 수준이다.

판매가 급감하면서 베스트셀링 모델인 ‘520d’는 8월 수입차 판매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520d’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올 1~8월 누적 베스트셀링 1위는 아직 ‘520d’가 차지할 정도로 단일모델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가 있던 모델이다.

‘520d’의 판매가 꺾이면서 BMW의 8월 판매량(2383대)은 지난해보다 41.9%나 줄었다. BMW의 월 판매 대수가 2000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말 이후 처음이다.

BMW는 최근 화재발생과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판매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딜러 쪽에서도 현재는 ‘520d’를 고객에게 적극 권하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BMW도 판매보다는 조속한 리콜 완료에 온 힘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디젤판매 감소에서는 지난 1일부터 디젤차량에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가 적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WLTP를 적용하면 시험주행 시간과 거리가 늘어나고 평균 속도와 최고 속도도 빨라진다. 시험 조건은 강화되지만 배출가스 허용 기준은 이전과 같아 인증이 더 까다로워 졌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증을 받은 차량들의 재고는 이미 소진된 상태”라며 “새롭게 WLTP 인증을 받아야 하는 차량들이 아직 인증이 마무리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디젤차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WLTP 인증은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벤츠는 지난달 301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 42.7% 급감한 수준으로 41.9% 줄어든 BMW 보다 판매 감소율이 더 크다.

벤츠 관계자는 “C클래스와 CLS의 신형, E클래스의 연식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배출가스 인증에 신중하기 위해 WLTP 인증이 길어진 것도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