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R&D 혁신기술.."K-소스 수출 5년새 40% 성장"

CJ제일제당 해찬들 논산공장에서 직원들이 발효탱크 안의 제품 숙성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게 보이시죠? 효모가 자라 발효 중이란 표시에요."


밀의 겉껍질을 벗겨 낸 '밀쌀'이 건물 3층짜리 높이 100톤 규모 발효탱크 안에서 숙성되고 있었다. CJ제일제당 해찬들 논산 공장에는 30여개 대형 발효탱크가 있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증기로 쪄낸 밀쌀이 3차 발효 과정 등을 거쳐 고춧가루와 배합하면 고추장이 된다. 통상 전통 방식으로 고추장을 만들 경우 6개월 이상 걸리지만, 이곳에선 20~30일이면 완성된다.

CJ제일제당은 전통 제조법을 계승하면서도 자동화 공정 기술을 통해 시간은 줄이고 균주 개발을 지속해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안전성을 고려해 품질·위생 관리 시스템도 체계화했다. 그 결과 현재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R&D(연구개발) 현지화 전략을 펼쳐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K-소스(sauce)'를 수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7일 충남 논산시 해찬들 공장에서 'R&D 토크(TALK)'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국내 장류 시장은 2000년대 초반 1000억원대 규모에서 지난해 3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다만 현재 국내 소비는 정체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장류 시장은 연간 평균 4.8% 감소하고 있다. 전통 장류를 찾는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트렌드 변화에 맞춰 CJ제일제당은 전통 장류뿐 아니라 편의형 장류를 지속해서 선보이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추가 양념 없이 단 하나만으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장류에 주목한 것. 2015년 비빔국수용 비빔장, 지난해 그대로 끓여먹는 된장찌개 시리즈에 이어 올해는 볶음·무침·조림 등 편의형 요리장 3종을 선보였다.

충남 논산 해찬들 장류공장에서 편의형 장류인 해찬들 볶음요리장이 생산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최근 5년간 해찬들 장류 수출은 40% 성장세를 보였다. 2013년 5125톤이었던 장류 수출 물량은 지난해 7195톤으로 증가했다. 한국과 달리 균에 관한 민감한 해외 시장에 맞춰 지난해 장류 균 제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감균 고추장'은 현재 미국, 일본 소스업체에 현지 소스 재료로 납품되고 있다.

세계최대 규모인 할랄 식품 시장을 겨냥한 할랄 고추장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함께 할랄 장류 개발을 연구 중이다. 장류 발효 과정에서 중동국가 수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알코올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유통 중 이상발효 현상을 최소화하는 연구도 마무리단계다. 수출이 까다로운 중동국가에 우리 고추장이 할랄 인증을 받으면 장류 세계화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선미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조미소스팀 수석연구원은 "해찬들은 40년간 축적해온 차별화된 발효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장류 시장을 이끌어왔고, 변화하는 식문화에 맞게 지속해서 발전시켜 왔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대표 전통식품인 장류의 맛과 영양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