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는 최후 보루", 대체부지 고심하는 서울시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정부와 여당이 8·27 대책을 기점으로 주택공급에 방점을 두면서 서울과 수도권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벌써부터 양재동 우면산 일대나 내곡동 등 강남권에 있는 그린벨트가 풀릴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강남권 그린벨트 개발은 일대 지가 상승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추가 택지 확보를 검토 중인 정부도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시는 정부 정책 방향에 동의하나 ‘그린벨트는 최후의 보루’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대신 유휴 철도부지나 역세권 위주로 대체부지 확보를 고심한다.

10일 서울시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중장기 개발이 가능한 유휴 철도부지는 37곳 정도다.

이 가운데 대규모 주택공급이 가능한 부지로 △개화차량기지(37만9683㎡) △구로차량기지(25만3224㎡) △신내차량기지(19만140㎡) △창동차량기지(18만1819㎡) △수색차량기지(17만2000㎡) △광운대역세권(14만9065㎡) △망우역(7만5224㎡) △서울역북부역세권(5만5535㎡) 등이 꼽힌다.

금천구청역(1만8123㎡), 효창공원앞(8090㎡), 공덕역 인근(5676㎡), 영등포역(2739㎡) 등은 이보다 부지 규모가 작지만 입지 여건이 우수해 주거지로 개발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가능 지역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한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에 중소형 임대주택을 짓는 사업자에 용적률 완화 혜택을 주고 이를 통해 확보한 주택을 청년층과 신혼부부에 시세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현재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이 가능한 지역은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250m 이내인데 이 기준을 350m 이내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관련 조례 개정안은 오는 14일 예정된 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에 따르면 조례 개정을 통해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이 가능한 부지 규모가 9.61㎢에서 12.64㎢ 약 3㎢(300만㎡) 확대된다. 가용지의 10%만 개발해도 30만㎡의 택지가 확보되는 셈이다. 다만 지역주민 반대 여론은 넘어야 할 산이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는 해제하면 다시 녹지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가용한 정책수단을 모두 동원한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해제는) 마지막까지 고민해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집값 급등을 우려해 각종 개발계획을 줄줄이 연기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6일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 및 추진을 전격 보류한 데 이어 오는 13일로 예정된 민선7기 시정운영계획 발표 시기도 미뤘다.

박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고위인사들은 강남북 균형개발계획과 도시재생 사업을 투기세력이 집값을 자극하는 개발 호재로 인식하는 점을 우려한다. 이 문제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지역의 주민들은 사업 진척이 늦어져 피해를 보고 있단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