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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유발 발언에 "옳소이다" 맞장구 치면 일어나는 일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8.09.08 07:31|조회 : 8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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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아들과 대화하려면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분노 유발 말투를 참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늦겠다, 밥 빨리 먹어”라고 하면 “먹고 있다고. 엄마 앞가림이나 잘하라고” 한다. 이 때 ‘욱’해서 “뭐? 그게 엄마한테 할 소리야?” 하면 말싸움이 된다. 한 때는 “뭐? 공부도 못하는게. 엄마는 잘하니까 너나 잘해”라며 분노 유발 말투로 맞받아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그래 봤자 분란만 되고 아들이 자기 방에 문 잠그고 들어가 버리면 나만 손해라는 것을 알기에 전략을 바꿨다. 아들의 분노 유발 말투에 대응하지 않고 하는 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엄마 앞가림이나 잘하라고” 하면 “그래, 엄마도 앞가림 잘할께. 걱정해줘서 고마워” 한다. 그럼 한껏 날이 서 있던 아들이 맥이 풀린 듯 “알았어”라며 자기 할 일을 한다.

/블룸버그
/블룸버그


헤지펀드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성공을 위한 원칙’(Principles for Success)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영상에서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 중 하나로 ‘자아’(ego)를 지목하며 이 자아 때문에 우리가 어떤 상황에 맞닥뜨릴 때 ‘대처하기’(respond)보다 ‘반응하게 된다’(react)고 지적한다.

‘반응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의 작용에 자동으로 보이는 반작용적 행동을 말한다. 다른 사람이 “네 앞가림”이라든가 “너 같은 인간” 같은 자아를 공격하는 듯한 말을 하면 자동으로 분노가 유발돼 거친 말이 나오는 것이 반응하는 것이다.

달리오는 이런 반작용적 행동이 나오는 이유를 “감정을 조절하는 두뇌의 무의식 영역에 뿌리 깊은 욕구(need)와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의 무의식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무시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는데 이 2가지 감정이 공격받으면 자동으로 분노하게 된다는 의미다.

달리오는 “내가 항상 옳아야 할 필요성이 진실이 뭔지 알아야 할 필요성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반작용적인 행동이 나오는 이유로 지목한다. 다시 말해 우리에겐 사실이 뭔지 아는 것보다 내가 옳고 잘났다고 인정받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나의 옳음이 훼손되는 상황을 못 견디고 ‘발끈’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실수와 약점을 바라보기 싫어하고” 누군가 우리의 실수와 약점을 설명하려 하면 “다른 사람의 피드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논리적일 때조차 공격으로 받아들여 화를 낸다.” 달리오는 “이 결과 열등한 결정을 내리게 되고 더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하게 되며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한다.

달리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받는 즐거움을 무엇이 사실인지 배우는 즐거움으로 바꾸고” 주위에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많이 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의견이 다른 사람을 가까이 하는 것은 과격할 정도의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는 듣기 좋은 말만 듣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달리오는 힘든 결단을 통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잘 지내려면 “내가 옳은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두려움 대신 다른 관점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달리오의 책 ‘원칙’에 보면 그는 이런 개방성의 원칙을 실천했기에 창업자이면서도 직원들에게 “오늘 회의에서 레이 당신의 성적은 D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평가에 동의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창업자가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들을 정도의 소통력을 가지려면 내가 틀리고 상대방 말이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 자존심 상하는 말이라도 내 자아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내가 그런 점이 있구나’ 또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비쳤구나’ 하고 자신을 돌아보면 스스로 뉘우치거나 배울 것이 있거나 최소한 대화가 말싸움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있다.

성경에 보면 어떤 여자가 예수님께 귀신 들린 딸을 고쳐 달라고 한다. 유대인인 예수님은 그 여자가 유대인이 아닌 이방 여인이라며 “자녀들의 빵을 빼앗아 개에게 던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분노 유발 발언을 한다. 그 때 이 여인은 “훌륭한 분인 줄 알았는데 인종차별자에 불과하군요”라며 화를 내고 가버리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 여인은 “맞습니다”라고 맞장구를 친 뒤 “그러나 개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습니다”라고 덧붙인다. 그 여인은 자신을 개로 비유하는 예수님의 말에 “맞습니다”로 응대해 결국 믿음이 크다는 칭찬을 듣고 딸의 병을 고쳤다.

‘당신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의 대화법은 말싸움이 일어나지 않게 막아주고 무언가를 배우거나 얻게 해준다. 분노를 유발하는 말이라도 자동으로 분노를 분출하지 않고 ‘맞습니다’로 응대한 뒤 자신의 생각이나 요구를 밝히는 것이 달리오가 지적하는 성공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자아를 넘어 진실을 파악하는 넓은 시야를 얻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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