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트럼프에 전달할 ‘김정은 친서’ 내용은…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풀기위한 북미 정상간 ‘친서외교’가 다시 가동됐다.

9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작성한 친서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건네졌고,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보낸 편지가 내게로 오고 있다. 그것은 품위 있는 방법이다. 나는 그것이 긍정적인 편지일거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친서는 북측이 직접 판문점에서 외교라인을 통해 미측에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후 인도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던 폼페이오 장관이 중간에 건네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 정상이 친서를 교환하는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이번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 대북특사단에 밝힌 비핵화 이행 시간표와 종전선언, 나아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김 위원장이 희망한다는 의지 등이 담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방북한 우리 특사단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를 표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친서외교는 지난달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무산 이후 꽉 막혀있던 북미 대화국면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한 차례 무산됐을 때도 북한은 친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당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친서를 전달했고, 이후 무산 위기에 놓여있던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다시 본 궤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이 가져올 친서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친서 외교는 북미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우리 특사단에 언급했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친서에 담았다면 북미 후속협상도 탄력이 붙게 된다. 일각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조만간 다시 추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기를 비핵화 이행이라고 다시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 친서 내용이 이 정도 수준에 머물고 종전선언 등 미국의 선제적 보상조치에 대한 요구가 되풀이되면 양측의 교착상태는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