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오르는 中 물가… 8월 CPI 2.3% 상승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중국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파란색은 전년 동월 대비, 노란색은 전월 대비 상승률/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처.

미중 무역 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8월 중국 물가가 시장 전망치 이상 상승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일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8월보다 2.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2.1% 상승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5월 1.8%, 6월 1.9%, 7월 2.1%, 8월 2.3%로 상승폭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8월에 0.7% 상승해 지난 2월 1.2% 상승 이후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는 전월 대비 기준으로 계란(12.0%), 신선채소(9.0%), 돼지고기(6.5%) 등의 상승폭이 컸다.

돼지고기는 최근 중국 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고 무역전쟁 여파로 사료로 쓰이는 미국산 대두 수입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무역전쟁으로 미중 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물리기 시작하면서 물가에 미칠 영향에 눈길이 쏠려 있다. 일반적으로 관세가 오르면 수입 가격이 높아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까지 50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대해 상계 관세를 물렸으며, 미국은 2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추가 상계관세를,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상계관세를 각각 준비중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 물가 상승 추세가 가파르지는 않다는 판단이다. 성궈칭 국가통계국 연구관은 "1∼8월을 평균하면 CPI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올랐다"면서 "이는 1∼7월 평균 상승률과 같은 것으로 물가는 아직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