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70살 생일잔치' 양승태·박병대 등 불참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스1

사상 초유의 대법원 수사 속에 열리는 사법부 70주년 기념행사에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 등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오는 13일 오전 11시 청사 본관 2층 중앙홀에서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그러나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차한성 전 대법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비롯해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등 각계 주요 인사와 함께 전직 대법원장 및 대법관, 국민대표, 법원 가족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이번 70주년 행사를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조용히 치를 계획이다. 사상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로 대법원이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전락하며 국민의 사법 신뢰가 추락한 것이 주된 이유다.

오는 13일 열리는 기념식에서는 한승헌 변호사가 국민훈장 무궁화장(1등급)을 받는다. 한 변호사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다수의 시국사건 변호를 맡으면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6년 유신시절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서 유일하게 무죄 판결을 선고한 고(故) 이영구 전 판사와 여성 인권의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성희롱 문제의 법적·제도적 해결의 기틀을 마련한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이 수여된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대법원에선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도 열린다.

대법원 관계자는 "올해는 대한민국이 사법주권을 회복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로 국민이 사법부에 부여한 헌법적 사명을 되새기고 재판과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