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30만원'에 父 살해한 아들, '징역 18년→15년' 감형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그래픽=뉴스1

카드값 30만원을 안 준다는 이유로 자신을 길러 준 아버지를 살해한 남성이 2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12일 살인 혐의를 받는 주모씨에게 "원심의 형이 다소 무겁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주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친부와 다름없는 분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는 것으로, 죄질이나 범행으로 인한 결과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다른 전과가 없는 초범이고 범행을 일관되게 자백 반성하고 있고, 당심에 이르러 유가족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기도 하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주씨는 지난 2월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의 아파트에서 자신을 키워 준 아버지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뒤 도망친 혐의를 받는다. 도피생활 중 거리에서 행인과 시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된 그는 "'카드대금 30만원만 달라'고 아버지에게 요구했지만 야단만 쳐서 홧김에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조사 과정에서 주씨는 피해자의 친자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사망한 아버지 주씨는 20여년 전 우연히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됐지만, 이를 숨기고 아들을 키웠다.

당초 경찰은 주씨와 피해자가 부자관계로 적시돼 있어 '존속살인' 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지만, 친자 관계가 아닌 것이 드러나며 검찰은 살인 혐의로 주씨를 검찰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릴 때 피해자에게 많이 맞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해자가 1998년 우연한 기회에 피고인이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관계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범행 당시까지 피해자를 친부로 알고 있었는데도 잔혹하게 살해해 장기간 사회와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숨진 아버지 주씨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친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