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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지대추구형 경기부양의 유혹

MT시평 머니투데이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입력 : 2018.09.13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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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지대추구형 경기부양의 유혹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정부의 중기재정운영계획(2017~21년)에 따라 연간 SOC예산이 7.5% 줄면 2021년까지 산업생산 47조원, 일자리 29만개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14.0% 줄었다. 그 효과인지 모르지만 올 2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0.6%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3.1% 급락했다. 특히 주거용 건물건설이 4.8% 줄고 토목건설도 4.6% 감소했다. 성장기여도에서는 건설업 GDP가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를 기록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건설부문의 위축은 ‘일자리 쇼크’를 일으킬 만하다. 실제 지난 7월 건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7년 월평균 11만9000명에 견주면 3분의1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 얘기가 이곳저곳에서 다시 나오고 있다. 특히 SOC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민의 삶의 질도 향상하며 지역경제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도 내년 예산안에 실질적인 SOC예산을 대폭 상향조정하겠다는 것으로 화답하고 있다. SOC예산은 지난해 22조1000억원에서 올해 19조원으로 줄고 내년에 17조원으로 더 줄일 예정이었지만 이 기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SOC예산 확대를 반색하는 건설업계는 한 걸음 더 나가 고용창출 등 낙수효과가 큰 도로, 항만, 신도시 개발 등 대형 국책사업(예산)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SOC예산을 늘리더라도 토목과 건설 등 전통적 의미의 SOC예산보다 도시재생이나 주택 등 생활혁신형 SOC예산을 늘리는 데 그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장률이 기대 이하로 떨어지고 일자리와 소득이 계속 줄면 부동산 건설에 대한 투자확대로 경기를 부양하고 싶은 유혹은 쉽게 뿌리칠 수 없다. 숫자로 나타나는 경제성적표의 부진을 언론들이 정책실패인 양 호도하면서 건설경기 부양을 만병통치약으로 부각할수록 그 유혹이 더 강해진다.

박근혜정부 후반기에 되살아난 부동산 건설의 붐은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양적완화정책 덕택이었다. 부동산 관련 규제의 빗장을 풀 수 있는 데까지 다 푼 뒤 40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결과 침체일로던 부동산시장이 되살아났다. 2017년 경제성장(률)과 고용창출에 대한 기여 40%가 부동산건설에 의한 것이었을 만큼 양적완화는 당시로선 성공적(?)이었다. 아마, 지금 정부가 이러한 정책기조를 유지했더라면 성장률 둔화나 고용쇼크, 나아가 (저소득층) 소득감소와 같은 문제가 덜 심했을지 모른다. 혹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경기부양형 부동산건설 활성화는 더욱 간절할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SOC투자를 늘리거나 부동산건설 투자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정책을 처음부터 멀리했다. 부동산건설 침체는 이런 점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이다. 또한 부동산건설이 위축되면 성장률과 일자리 증가가 둔화하는 것도 이미 예정되었던 셈이다. 이를 부인하고 부동산건설에 대한 투자확대를 통해 경제를 되살리면 국민경제는 다시 퇴행적인 지대추구형 토건경제(부동산건설) 중심으로 되돌아가는 꼴이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건설업 의존도가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다. 이 같은 경제체질을 바꾸지 않고는 한국경제의 선진화가 요원하다.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기적 문제, 즉 지금과 같은 성장률 저하, 일자리 창출 둔화, (소득층) 소득감소 등의 문제는 꼭 풀어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정책대안은 지대추구형 경기부양에 대한 유혹을 버릴 때 비로소 제대로 찾을 수 있다. 최근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사회통합, 사회적 지속가능성, 사회혁신능력 배양을 위한 사회적 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한 포용국가전략을 발표했다. 포지티브섬의 사회적 투자가 제로섬의 지대추구형 투자를 대신하는 정책 대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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