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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4차 산업혁명 시대 소비자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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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4차 산업혁명 시대 소비자 권리
가까이는 BMW 차량 화재 사건에서 조금 멀리는 가습기살균제 사건,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홈플러스와 신용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등 소비자에게 대규모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사건이 잇따랐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새로운 시대에는 더이상 소비자가 피해를 받지 않고 소비자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은 ICT(정보통신기술)가 산업 전 영역에 확산해 가상세계가 물리세계와 융합되는 변화를 가져온다. 즉, 초연결을 통해 사물과 사람이 생성한 데이터를 수집한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다른 산업혁명을 능가하는 엄청난 기술의 진보며 그 기반은 초연결 네트워크고 핵심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결합이다.

소비자 이슈는 대부분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나온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시장 거래에서 어느 한쪽이 월등히 많은 정보를 가짐으로써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 예컨대 중고차의 사고이력을 모르는 구매자가 가치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인터넷 보급을 통한 정보 공유는 이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해주었고 어쩌면 이제 소비자가 시장기능을 통해 직접 생산의 종류, 양과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소위 소비자주권이 실현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첫째, 안전한 데이터 활용의 문제다. 수도권 지역 한 사람의 하루평균 83회에 이르는 CCTV(폐쇄회로TV) 노출, 여자를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 범죄 증가, 아무도 읽지 않는 동의 조항을 근거로 한 광범위한 정보수집 등 국가와 기업에 의한 데이터 활용이 안전하게 이루어지는지 의문이다. 둘째, 인터넷 접근에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의 문제다. 특히 고령층 소비자의 디지털기기에 대한 접근제한은 이들의 소외감을 증폭시킨다. 2016년 조사에 따르면 20, 3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자 비율이 80%대인 데 반해 60대는 10% 초반에 머물러 있다. 셋째, 인공지능으로 인한 소비자의 인간성 상실의 위험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의 발전이 사회·경제적 이익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알고리즘은 과거부터 쌓인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인종차별, 성차별 등 역사적 편향성을 반영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먼저 가장 중요한 소비자 권리인 안전에 관한 권리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기본법은 소비자 안전권을 ‘물품 또는 용역으로 인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위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의미한다고 규정해 유형적 피해만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소비자의 프라이버시, 명예권, 평등권 등 무형의 침해로부터 안전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디지털 소비자 안전권’으로의 개념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음 소비자의 디지털미디어 이용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층을 비롯한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 정보격차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윤리적, 법적 규제논의를 서둘러 진행해야 할 것이다.

1962년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언급한 소비자의 4대 권리는 안전할 권리, 알 권리, 선택할 권리, 의견을 반영할 권리인데, 60여년이 지난 현재도 이 권리들이 미완성의 권리로 남아 있는 것은 물론 오히려 더 큰 도전에 직면했다. 인간의 정신노동까지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안전권과 선택권의 침해 가능성에 대비해 소비자 권리의 양적, 질적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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