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환자용 급식카트 시장 진출로 中企 고사"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김종섭 명세CMK 대표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병원이나 요양시설의 환자용 급식카트(배선카)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해 영세 중소기업이 폐업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종섭 명세CMK 대표는 1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업체인 CJ프레시웨이가 '토탈푸드케어'서비스를 하겠다며 배선카 시장에 진입해 심각한 수주 급감과 경영애로에 봉착하게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1997년 배선카 시장에 뛰어든 명세CMK는 20여년간 온냉장비가 탑재된 배선카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중소기업이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400여곳의 국내 병원에 4000대 이상을 납품하고 있으며 10년 전부터는 동남아, 중동, 유럽 등 해외 40여곳의 대형병원에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연간 40억원 규모에 불과한 배선카 시장을 최근 대기업 CJ프레시웨이가 급식업체라는 지위를 활용해 무분별하게 침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의 시장진출로 2015년 16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4억원으로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CJ프레시웨이가 대형 급식업체의 지위를 이용해 기존 거래를 취소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병원·요양원과 식자재 납품 계약을 맺을 때 '급식업체가 음식공급을 위해 사용하는 기구를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는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엄연히 다른 사업인 배선카 시장까지 패키지로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들여오는 점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CJ프레시웨이의 배선카는 저가 중국산 제품의 OEM이어서 가격을 후려치고 있다"며 "국내 배선카 시장을 독점적으로 잠식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배선카 시장은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오랫동안 피땀 흘려 개척해온 영역"이라며 "대기업 입장에서는 연간 40억원 규모의 시장을 독점해도 큰 이익이 남지 않지만 중소기업으로서는 회사의 존폐와 직원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